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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북유럽보다 30년 늦은 한국, 모든 국민 복지 누려야”

등록 2013-10-30 19:38수정 2013-10-31 14:10

페테르 아브라함손(61)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페테르 아브라함손(61)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
복지 전문가 아브라함손 교수
국가 지원 창피하게 여기게 만드는
선별적 복지정책은 성공할 수 없어
‘복지는 권리’라는 인식전환 필
“(국가가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인) 사회서비스는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북유럽 복지 전문가로 사회서비스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페테르 아브라함손(61·사진)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는 29일 저녁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복지 혜택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소외계층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말했다.

경기복지재단(대표 인경석) 초청으로 28일 한국을 찾은 아브라함손 교수는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서비스의 확대를 강조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1930년대부터 사회적 부조와 주거 지원 등 빈곤층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했고, 1980년대부터는 모든 국민으로 서비스가 빠르게 확대됐어요. 한국은 북유럽 국가들보다 30년 이상 늦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보편적 복지 혜택을 받아야 합니다.”

아브라함손 교수는 “빈곤층만을 위한 사회서비스는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영국 사회학자 리처드 모리스 티트머스의 말을 인용해 ‘보편적 복지’ 서비스 정책이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즉 “빈곤층이 국가의 질 낮은 복지서비스를 받으면 자신이 빈곤층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꼴밖에 안 된다. 국가의 지원을 창피하고 민망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복지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그는 “지금 한국의 저소득층에 이런 현상이 있듯이 덴마크도 60~70년 전 똑같은 현상이 있었다. 소외계층뿐 아니라 중산층 이상도 65살이 되면 노인복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인식하는 등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을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로 보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대선 공약 후퇴와 관련한 대화가 이어졌다. “예산이 없으니 공약 후퇴는 이해한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은 데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아브라함손 교수는 “보편적 복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들의 권리”라며 ‘권리 의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공공복지를 제공하는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차이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북유럽 국가들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높다. 이는 민주주의의 역사 및 전통과 관련이 깊다. 북유럽 국가들은 1940년대 초 독일 점령 시기를 제외하면 민주주의가 사회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과 노인 돌봄 서비스 등 국가의 사회서비스 제공이 확산되면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자연히 늘어나 국가경쟁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손 교수는 ‘복지의 지방 분권화’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지방정부의 재정 확보가 중요한데, “북유럽에서는 중앙정부의 재정을 지방에 나눠줄 때 어린이 수, 학생 수, 노인 수, 도로 길이 등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자료로 분배가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북유럽 국가들도 재정 부족에 따른 고민은 있다고 그는 털어놨다. 덴마크의 경우 행복지수 세계 1위 국가지만 복지예산 부족으로 국민들의 욕구를 완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덴마크의 한 언론이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식사하고 외출할 때까지 (이 과정을) 19분 동안 할 수 있느냐’고 지적한 일이 있었어요. 노인 1인당 평균 돌봄 서비스 제공시간이 하루 19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빗댄 것이었죠.”

서울대 교환교수로 2009년부터 2년간 한국 생활을 했던 아브라함손 교수는 30일 경기복지재단 주최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며, 31일 서울대 강연을 마치고 새달 3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동훈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cano@hani.co.kr

사진 경기복지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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