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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성적보다 됨됨이 보고 장학금 주세요”

등록 2014-01-20 19:23수정 2014-01-20 20:58

박희정(83)씨
박희정(83)씨
83살 박희정씨, 고려대에 1억 기부
‘1호 한의학 박사’ 류근철씨가 남편
2008년 카이스트에 578억 쾌척도
“멋지고 훌륭한 대상을 사랑하는 건 쉬워요. 뜨거운 가슴으로 못나고 부족한 대상을 껴안는 참된 사랑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올해 83살인 박희정(사진)씨의 얼굴은 아이처럼 해맑았다. 하지만 곱게 빗어넘긴 머리카락은 세월의 흔적만큼 하얗게 변해 있었다. 박 할머니는 최근 모교인 고려대에 장학금 1억원을 쾌척했다. 그는 지난 2012년 11월에도 2억원을 기부했다. 고대는 지난 13일 장학기금 기부식 행사를 열어 박 할머니의 뜻을 기렸다.

박씨는 고대 간호학과 ‘48학번’이다. 그의 남편은 2011년 작고한 고 류근철 박사로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이자 카이스트에서 초빙 특훈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류 박사와 박씨 부부는 노벨과학상 배출을 염원하며 2008년 578억원이란 거액을 카이스트에 내놨다. 개인 기부액으로는 국내 최고액이다.

당시 거의 전재산을 기부해놓고도 박씨는 근검절약하며 남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학창시절 수재로 이름났던 그는 경기여고와 고려대를 거쳐 국선 장학생으로 뉴질랜드와 영국에서 유학한 뒤 고려대병원 간호부장과 의대 외래교수 등을 지냈다. “그때만 해도 간호분야에는 선배가 없었어요. 가난하고 외로웠지만 정말 열심히 했죠. 이젠 후배들에게 든든한 선배가 되고 싶어요.”

간호대 후배들을 위한 이 장학금에 그가 내건 조건은 단 하나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됨됨이를 보고 혜택을 주라는 것이다. 그는 20일 “간호학의 기본은 인간”이라며 “공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기부를 계속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여생을 선물로 여기면서 자신의 생일이 들어있는 11월마다 추가 기부를 하는 게 꿈이다. “후배들에게 청춘의 꿈이 얼마나 아름다운 건지 알려주고 싶다. 해방과 전쟁, 가난을 겪어왔지만 꿈 하나로 견뎌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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