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의 솔레일이 아이를 안고 서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내전속 성폭행 피하려 도망친 20살
숲속에서 의료장비 없이 둘째 출산
난리통에 남편과 헤어지고 또 피난
보호시설에 있지만 옷·음식도 없어
숲속에서 의료장비 없이 둘째 출산
난리통에 남편과 헤어지고 또 피난
보호시설에 있지만 옷·음식도 없어
내가 전하는 한송이 ‘나눔꽃’이 세상을 밝고 행복하게 합니다. 나눔꽃 캠페인은 2009년부터 해마다 진행한 <한겨레>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세이브더칠드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바보의 나눔’과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번 나눔꽃은 국제 아동 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합니다. 2000년 유엔에서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 달성 시한(2015년 12월31일)을 500일가량 앞두고 ‘5살 미만 영유아 사망률 감소’와 ‘모성 건강 증진’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짚어봅니다. 새천년개발목표는 191개 참여국이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 타파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한 의제입니다.
지금도 전세계에선 한해 600만명 이상의 5살 미만 아이들이 꿈을 피워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납니다. 1990년 1260만명에서 2012년 660만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많은 어린 생명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 격차는 더 커졌습니다. 2012년 유니세프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5살 미만 영유아 10명 중 1명이 숨지고, 남아시아에서는 17명 중 1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발표했습니다. 5살 미만 영유아 사망률이 높은 상위 20개 나라 중에 13개 나라가 분쟁·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역입니다.
한겨레와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하는 나눔꽃은 모두 3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1회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펴낸 <2014년 어머니 보고서>을 소개합니다. 2~3회는 방글라데시와 라오스를 취재기자가 직접 방문해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아프리카 10개국 질병·굶주림 심각
엄마와 아이 살기 가장 힘든 곳
의료·음식물 지원 한시가 급해 국제의료구호단체 ‘멀린’이 2010년 작성한 ‘죽음의 신세계’를 보면, 분쟁지역 보건 종사자 수는 최소 필요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병원뿐만 아니라 출산을 도울 의사나 산파도 태부족하다. 세이브더칠드런과 인터뷰한 시리아의 한 의사는 “보통 시리아에서는 집에서 아이를 출산한다. 내전 이전에는 정부가 훈련한 전문 산파들이 출산을 도왔는데, 지금은 산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이 많다. 병원에 간다 해도 분만용 수술대나 겸자 같은 간단한 장비나 의약품조차 없다”고 했다. 자연재해도 엄마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한다. 2012년 유엔개발계획은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의 95%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성별 생존율을 연구한 한 논문은 재난시 여성과 아이가 사망할 확률은 성인 남성의 14배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필리핀 레이테섬 팔로 지역에 사는 로리타(34)는 지난해 11월 딸을 낳았다.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섬에 상륙하자 로리타는 남편, 7살 아들과 함께 교회로 대피했다. 진통이 느껴졌지만 해일이 예보돼 있어 병원으로 갈 수 없었다. 며칠 뒤 걸어서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미 출산을 앞둔 산모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로리타와 뱃속 아이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다. 태풍으로 전기가 끊긴 병원에서는 촛불과 손전등으로 불을 밝혔다. 어렵게 출산한 뒤에도 몸조리를 하기가 어려웠다. 태풍에 날아가버린 지붕과 천장을 수리하는 3주 동안 부엌 바닥에서 갓 태어난 딸과 함께 생활했다. 6000여명이 사망한 태풍 하이옌의 영향으로 필리핀에서는 최소 400곳 이상의 의료시설이 파괴됐다. 유엔이 2015년 말까지 달성하려던 ‘새천년개발목표’ 가운데 ‘유아 사망률 감소’와 ‘임산부 건강 개선’ 항목은 완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목표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의 80% 이상이 분쟁이나 자연재해를 겪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엄마와 아이 사망의 56%가 분쟁과 재난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아동 등을 위한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필리핀 태풍 피해 지역에서 기초의약품과 기초의료장비를 보급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전쟁과 굶주림, 질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어머니와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싶다면 계좌이체(하나은행 379-910002-02705, 예금주 세이브더칠드런)나 전화(ARS 060-700-1233, 한통에 2000원)를 해주세요.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넷 홈페이지(www.sc.or.kr)를 통해 참여하실 수도 있습니다.
만난 적이 없어도 서로가 느끼는 고통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택시 대신 버스를 타는 작은 불편이, 커피 대신 물 한 잔을 마시는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생명을 살리는 큰 선물이 됩니다. 기사를 읽고 마음이 아팠다면 용기를 내주세요. 아이와 그 아이를 지켜줄 엄마에게 따뜻한 미래를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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