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제 막 퇴직했는데 만 57살이라 국민연금은 아직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년간 소득이 없을 텐데, 대학 2학년인 막내아들을 입대시킨다 해도 생활비가 고민입니다. 갖고 있는 목돈이 그리 큰 것이 아니어서 상가 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은행은 금리가 너무 낮아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금리가 높은 금융상품이 없을까요?
A: 현재 평균 퇴직 연령이 공무원은 50.4살, 민간 직장인은 54.1살입니다. 국민연금은 연금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춰지면서 나이에 따라 개시 연령이 다릅니다. 상담자는 1956년생으로 61살이 되어야 연금이 지급됩니다. 앞으로 3년간 소득공백기를 버텨야 하는데, 저축해둔 목돈을 꺼내 쓰는 것에 대한 불안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불안은 저금리와 맞물리면서 다른 투자 대안을 찾는 심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소득공백기의 불안이 위험한 투자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피해자의 75%가 60살 이상의 고령층이었습니다. 피해 금액은 평균 4000만원이 넘었지만, 월 소득은 평균 115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소득 감소 시기를 지나고 계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담자처럼 크지 않은 목돈을 갖고 있으면서 소득 감소나 공백에 대한 불안이 고금리 투자 유혹에 흔들리게 만든 것입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뉴질랜드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퇴직 연령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했습니다. 조기퇴직 때 연금액을 삭감하는 반면, 정년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경우에는 연금액을 높여주는 등 노동시장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대부분의 노동자가 정년 이전에 퇴직하고 있음에도 연금 개시 시점은 자꾸 뒤로 늦추고 있습니다. 최근 공무원연금 개정안도 60살에서 65살로 늦추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퇴직 후 소득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은 고령자를 위험한 투자·투기에 쉽게 노출시키고, 민간 보험사의 개인연금 시장에 유입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은퇴 후 5대 위험이라고 불릴 만큼 불안한 퇴직금은 금융사기의 표적이 되는 게 현실입니다.
가진 돈을 불리기보다 새로운 소득원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국 28곳의 일자리희망센터와 훈련비를 지급하는 중장년 취업 아카데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후반전 일자리에 대한 준비 없이 퇴직했더라도 투자처 대신 일자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종 은퇴자 지원제도를 이용하면 교육과정에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고,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일을 만들어가다 보면 막연한 공포심은 통제가 되고 오히려 보람 있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