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통신
전교조 활동, 해직, 혁신학교 밑돌, 교육연대 및 진보교육감 만들기, 학교급식 개선운동, 올바른 식습관 기르기 등 교육운동 27년. 환경시민단체를 만들고 환경교사모임, 한살림생협 활동, 환경강사를 하며 16년. 숨가쁘게 달려온 나의 교직생활. 그래서 교육현장이 나아졌는가? 지구환경이 좋아졌는가? 회의감이 들 때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인생 1막은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 백수생활을 10개월 정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어느 정도 정리했다.
우선 사회개혁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는 일은 한발 물러서고, 나 자신부터 실천적인 삶을 살리라. 대도시를 떠나 자연 속으로, 농촌 속으로 들어간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면서 농사도 지을 것이다. 완전한 자립은 어렵겠지만, 식량·에너지·의료 자립에 한 걸음 더 다가가리라. ‘삶이 곧 수행’이라 생각하고 영성을 기르기 위해 좀더 공부하고 영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리라.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터를 잡았다. 지리산 품안에 있으면서 ‘실상사’라는 절에서 가까운 곳이다. 내년에는 흙집을 짓고 완성되는 대로 옮겨간다. 본채는 가급적 작게 짓고, 별채를 한 채 지을 생각이다. 별채는 손님용이다. 특히 사회운동을 하다가 심신이 지친 사람이 와서 쉬고 재충전하는 장소로 사용할 것이다.
새로운 인생은 무엇보다 자립에 방점을 두었다. 식량 자립을 위해 텃밭 가꾸기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도시의 건강한 소비자와 농촌의 양심적 생산자의 가교 역할을 해보고 싶지만, 우리 식구가 먹을 주식까지 생산해내야 할 것이다. 생태 뒷간을 지어 똥오줌을 거름으로 살려내 생태순환적인 삶을 추구할 것이다. 에너지 자립을 위해 에너지를 적게 쓰는 집 짓기에 신경 쓰고, 태양열온수기 설치 등 대안에너지를 활용하고, 나아가 태양광을 이용하여 전기 자립을 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하리라. 의료 자립을 위해 병원 신세 지는 일이 없도록 평소 건강관리에 노력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적당한 운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바른 식습관을 실천하여 병원에 갈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쉽게 죽는 목표를 세우고 늘 노력할 것이다.
김종근(60) 한겨레주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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