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라자와 유키 뉴욕 호프스트라대학 역사학과 교수
재미 일본인 교수 데라자와 유키
뉴욕 ‘위안부 이슈’ 행사에서 역설
뉴욕 ‘위안부 이슈’ 행사에서 역설
“일본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뉴욕 명문 사립대의 일본인 교수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뉴욕 호프스트라대학의 역사학과 데라자와 유키 교수는 16일 롱아일랜드 플레인뷰올드 베스페이지 도서관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홍보 및 다큐 영화 시사회’에서 일본 정부는 합당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라자와 교수는 “일본제국주의 군대가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등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혔지만 특히 위안부 강제 동원은 여성과 어린이 인권의 문제까지 안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며 “일본 정부가 역사의 진실을 왜곡해선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9월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에 관한 국제학술회의를 주도한 그는 미국에 있는 대표적인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이다. 일본에서 학부를 마친 그는 1986년 뉴욕대(NYU) 대학원으로 유학 와 정치학과 여성학 석사,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서 일본 역사와 여성역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가 박사 과정 때인 1990년대 초부터 ‘위안부 스터디그룹’에 참여하며 인권운동을 해왔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회장 이철우)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2013년 뉴욕주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킨 주역인 척 러빈 의원과 리베카 알레시아 오이스터베이시의원 등 정치인들과 학자, 지역 주민들이 참여했다. 행사장에는 세계 각국의 위안부 피해 여성 사진과 인터뷰 기사 등 다양한 자료들이 비치돼 미국인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철우 회장은 “날로 우경화하며 과거 일본의 역사적 죄악상을 수정하려는 아베 정부에 큰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며 “미국 주류사회의 지도자 및 주민들을 대상으로 위안부 이슈를 폭넓게 홍보하여 미국 시민사회의 지지와 공감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베카 알레시아 시의원은 “저는 외삼촌이 2차 대전 때 일본군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전몰자 가족이다. 유대계 여성으로서 위안부 문제가 지니고 있는 엄청난 인권말살과 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한 범죄행위에 큰 분노를 느낀다”고 특별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관련해 “70년 전 아시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의 미국 사회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상영된 <마지막 외침: 위안부 이야기>(One Last Cry: the Comfort Women Story)는 <아리랑 티브이>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2013년 ‘평화·영감·평등 국제영화제’(IFFPIE 2013)에서 최우수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또 지난해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전시회에서 크게 주목을 끌었던 애니메이션 필름 <위안부 이야기>도 상영하고 토론을 나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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