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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상담실]
상품들 분석한 뒤 중복 보험부터 차례로 해지
상품들 분석한 뒤 중복 보험부터 차례로 해지
Q: 몇년 전 아내의 친한 친구가 보험 판매인으로 일했는데, 당시에 아내가 친구를 통해 하나둘 가입한 보험이 현재 10개가 넘는 것 같습니다.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만 60만원입니다. 아내는 모두 필요한 보험들이고, 정리를 하려 해도 손해가 너무 커서 그럴 수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직장에서 퇴직한 뒤 택시를 몰고 있는데 수입이 생각했던 것보다 대단히 적습니다. 박봉을 쪼개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네요.
A: 2011년 한국의료패널의 연구에 따르면 가구마다 평균 3.8개의 민간 의료보험을 유지하고 있고 금액으로는 매월 23만원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소득에 따라 보험료 부담도 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연소득이 4000만원이 넘어가는 가구는 월 보험료가 30만~40만원에 이릅니다.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민간 의료보험 가입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현재 62%밖에 안 되는 건강보험 보장률에 대한 불안이 민간보험 가입을 높이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보험료는 지나치게 많습니다. 당연히 정리를 하고 줄여야 하지만 중도에 해약할 경우 발생하는 손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될 것입니다.
우선 보험 상품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입한 12개 보험 상품을 분석해보니 실손보험 2개가 중복돼 가입되어 있고, 암보험이 3개, 일반 상해보험이 2개, 연금보험이 자녀까지 합쳐 3개, 생명보험이 2개입니다. 중복된 보험을 정리하고 필요한 것만 남긴다면 실손보험 하나와 연금보험 정도가 적절합니다. 암보험의 경우,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의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실손보험에 있는 암특약으로 대체가 가능합니다. 상해보험은 확률이 낮은 사고에 보험금이 크게 설계되어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낮습니다. 생명보험도 사망보험금이 1000만원 수준으로 다달이 부담하는 보험료 대비 가치가 떨어집니다.
손해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가 크다면, 가장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보험을 우선 해지해 보세요. 실손보험은 중복 보장이 되지 않으므로 2개를 유지하는 것이 더 큰 손해입니다. 실손보험 하나를 먼저 해지하신 뒤에 암보험과 생명보험, 상해보험과 연금보험 하나씩 차례로 해지하는 것입니다. 해지하면 해약환급금이 발생하게 됩니다. 손해볼까 전전긍긍하던 분들도 환급금이 당장 손에 들어오면 여유가 생깁니다. 선생님께서 가입한 보험은 유지기간이 5년에서 7년 사이인 것들이 많아 환급률도 생각보다 높을 것입니다. 그렇게 환급금 목돈을 쥐고 나면 나머지 보험에 대해서도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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