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개 인권·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무분별한 불법채증을 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지난달 7일 구로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요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을 당시 이를 촬영한 정보 경찰에게서 입수한 것이다.
연석회의는 “당시 이 경찰관은 행진단과 함께 이동하며 합법 집회였던 오체투지 참가자들을 카메라로 수차례 촬영했고 기자를 사칭했다가 적발됐다”며 “의혹으로만 존재하던 불법채증의 실태를 낱낱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열렸던 세월호 집회 사진과 경찰 내부 풍경이 카메라에 남아 있었다”면서 “경찰이 채증한 사진을 수사 목적으로 사용한 뒤에도 폐기하지 않고 채증 카메라를 허술하게 관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연석회의는 최근 경찰이 마련한 채증활동규칙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무경찰을 채증요원으로 투입할 뿐 아니라 개인 스마트폰 등으로도 채증할 수 있게 됐다”며 “무분별한 채증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석회의는 “불법채증은 시민에 대한 사찰과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자의적 채증 중단과 영장 없는 채증 시 엄격한 요건 적용, 채증요원 및 장비에 대한 엄격한 관리·통제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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