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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고령사회의 비애

등록 2015-05-19 20:20수정 2015-05-19 20:20

시니어 통신
요즘 에스엔에스(SNS)에 루머 하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서울 대학생을 상대로 ‘부모가 언제 죽으면 적절하냐’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63살이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가 부모가 은퇴한 뒤 퇴직금을 남겨놓고 사망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란다. 이 글을 접한 부모들은 분개해서 이곳저곳 퍼나르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설문조사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100살 장수시대는 생의 주기를 후퇴시킨다. 결혼식장에 가보면 이제 서른살 이전의 신부를 보기 어렵다. 35살이 넘는 고령 산모의 비율도 21%를 넘어 곧 일본의 25%에 육박할 것 같다. 만혼 부부의 경우 아이를 늦게 낳으니 부모의 퇴직 시점에 자녀들 학비는 정점에 이른다. 퇴직을 해도 쉴 수 없다.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자녀 학업을 마치게 밀어줘야 한다. 퇴직 뒤에도 돈을 벌어야 하는 반퇴 시대가 강요된다. 그래도 자식이 학업을 마친 뒤 직장을 곧바로 잡으면 절을 백번 할 정도로 고맙지만 취업난은 점점 심각해진다. 30살 넘은 자식들 용돈 대주는 부모 마음이야 오죽할까.

예전에는 60살 환갑 때 손자 손녀들이 줄줄이 있었고 은퇴하면 손자 손녀 돌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기 자식 혼사도 다 치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내 주위도 둘러보니 둘 중 한 명은 혼사가 남아 있다. 앞으로는 만혼의 영향으로 60살 정년까지 버틴다 해도 퇴직 전 자녀 혼사는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70살 고령 할머니가 손자 손녀 돌보다가 허리가 휘는 시대가 내일모레면 닥친다.

생애 주기가 뒤로 밀린 만큼 퇴직의 시기가 늦어져야 한다. 젊은이의 고용을 빼앗는 세대간의 직업쟁탈전이 아니라 상호보완 관계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노인복지의 첫번째는 일하고 싶은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지금의 60대는 과거 40대의 체력과 맞먹는다. 60대도 양질의 노동력이 될 수 있다. 생산 세대에 건강한 60대를 포함해야 한다. 지금껏 해오던 일을 탄력성 있게 파트타임제, 시간제, 요일제로 일을 하는 변형근로가 시니어의 일자리로 적합하다. 고령사회의 비애를 미리미리 대비해서 막아야 한다.

조왕래(64) 시니어블로거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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