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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권·복지

행복하려면 블로그를

등록 2015-07-21 19:27

시니어 통신
마르케스의 소설에서 ‘늙음의 첫번째 증상은 자신의 부모와 점점 비슷해지는 것’이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행동이나 말투가 점점 엄마, 아버지를 닮아간다는 걸 부쩍 느끼고 있던 터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부모님처럼 늙고 싶지 않았다. 자식을 뒷바라지하느라 아무 준비 없이 맞이한 노년은 무료한 일상과 건강을 잃어버린 신체 때문에 고통스러워 보였다. 이런 부모님을 보면서 나는 ‘부모님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되뇌었다. 그러다가 나도 늙어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쉰살이 되었을 때 나는 이전과 다른 삶을 살고 싶었다. 열정적이면서도 재미있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 살고 싶은 그런 삶. 나는 흥미진진한 삶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아주 평범한 아줌마였다.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일에도 벌벌 떨었다. 블로그에 짧은 글 하나 올리는 데도 서너시간씩 걸리기 일쑤여서 글 하나 올리고 나면 기진맥진했다. 그래도 일상의 일을 일기처럼 꾸준히 썼다. 그렇게 1년쯤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서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고 깊이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여행을 즐기고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내가 주는 정보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간간이 글쓰기로 원고료도 받게 되었다. 단지 블로그 하나 시작했을 뿐인데, 내 삶은 완전히 새로운 기쁨으로 가득 채워졌다.

평범한 쉰살 여자가 어떻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제2의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지 알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또 가능하다면, 이전과는 다른 인생을 살고 싶지만 머뭇거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면 블로그를 하세요.”

최은주(52) 시니어블로거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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