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1 11:08
수정 : 2018.06.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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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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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난민의 날 맞아 “이해와 연대로 난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세요”
대부분 댓글은 난민 혐오성으로 정씨 비판…일부는 혐오 비판하기도
난민 혐오 비판하는 이주민방송 MWTV 공동대표 글도 SNS에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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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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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중인 배우 정우성씨가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인스타그램에 “난민과 함께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가 제주 난민에 반대하는 혐오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정우성씨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인스타그램에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 사진과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예멘으로 그 어떤 예멘인도 강제 송환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 관련 유엔난민기구의 입장문 갈무리를 올렸다. 정씨는 그러면서 “제가 지난해 말 방문했던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인 이곳에는 여전히 수십 만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기약없는 귀환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전 세계에서 6850만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 중 1620만 명은 2017년 한 해동안 집을 잃었습니다. 오늘 #난민과함께 해주세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연대로 이들에게 희망이 되어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이 글을 영어로도 함께 올렸다.
이 글에는 21일 오전 11시 현재 1385개의 댓글이 달렸다. 정씨가 올린 글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응원한다는 댓글도 있지만, 다수는 제주 예멘 난민 이슈 등을 두고 정씨를 비판하는 댓글이다. 아이디 ‘han.sun*****’은 “배우님은 제주도에 직접 내려가 확인해보셨나요? 난민을 생각하시기 전에 우리 국민 제주도민을 한 번 더 생각해보셨음 좋겠습니다. 난민 구호는 그 나라 가서만 하십시오. 우리나라에도 못 살고 못 먹는 사람들 많습니다”라고 했고, ‘kelly_m*****’는 “정우성씨 항상 지지했지만 이번엔 아니에요. 지금 제주도에 들어온 무슬림들이 정우성씨가 봉사활동 다니면서 만났던 그런 불쌍한 난민들이 아니랍니다. 사지멀쩡하고 일할 수 있지만 일하기 싫어하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여성의 인권이란 없어요”라고 했다. 일부에선 유럽 국가에 난민이 유입되면서 성범죄 및 폭행이 늘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통계를 거론하며 정씨를 비판하기도 했다.
‘lee___sa*****’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도 힘든 사람 많은데 왜 난민을 챙겨야하냐는 사람들은 올챙이 시절을 모르는가 봅니다. 우리나라도 6.25를 겪고나서 아프리카처럼 엄청 가난했는데 지원받았습니다.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하에 지원도 받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지원 받았습니다”라며 “범죄? 그건 개인의 문제이고 그거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된다고 봅니다. 막말로 한국에도 수시로 강간, 살인, 폭행 등등 온갖 범죄가 지금도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모든 한국인이 다 범죄자입니까?”라고 썼다.
한편, 쏟아지는 난민 혐오를 비판하는 이주민 방송 공동 대표의 호소 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MWTV 공동대표는 ‘
제주 예멘 난민에 대한 혐오표현과 청와대 청원 사태를 지켜보며…’라는 기고에서 “25년을 무슬림 남성과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줄 수 있는 문화적 가부장제에 대응하고, 한국이라는 사회가 가진 가부장제와 동시에 싸움을 해오면서 페미니즘은 내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 지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는 판단의 근거가 되어왔다”며 “그런데 어떻게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즘을 앞세워서 다른 소수자인 난민을 억압하는 일에 동조하는 것을 넘어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글들을 쓰고, 유포하고, 청와대 청원까지 가게 되었는지, 나는 분노하다 못해 절망하고 있고, 비참해하고 있다. 어떻게 페미니즘이 인종차별적인 반다문화주의자들이나 국제결혼한 여성들을 성차별하는 인종주의자들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소수자의 경험과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그 누구보다 그 편견과 고정관념의 희생자로 여성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뎌야 했는 지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전쟁을 피해 목숨을 걸고 탈출하여 생존을 위해 도망쳐 온 사회적 약자인 난민에게 이렇게 행위 할 수 있는가? 아직 그들을 대면하여 살아 본 경험도 없고, 삶의 지형에서 만나서 최소한의 교류조차 나누지 않은 사람들이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며, 불법적 존재로 만들고 잠재적 테러리스트 또는 강간범이라고 부추길 수 있는가? 이런 식의 반응이라면 우린 이 땅에 살고 있는 절반의 한국 남성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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