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수시모집 톺아보기
9월10일∼14일 수시모집 원서접수
주요 대학 교과전형 선발인원 증가
학생부 토대로 안정·상향 판단…
인공지능 등 신설학과 눈여겨봐야
학업과 대입 준비에 가장 열중해야 할 고2∼고3 시기를 코로나19와 함께 보내고 있는 수험생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9월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는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안정 지원’은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을 중심으로, ‘소신~상향 지원’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나 논술전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조금 다른 입시 지형이 그려질지도 모른다. 주요 대학에서 교과전형을 신설해 선발 인원이 지난해보다 1746명 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6번의 지원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매해 9월은 쏟아져 나오는 수시모집 정보에 파묻히기 쉬운 때다. 올해 수시 지원 전략은 어떻게 세우면 좋을지 입시 전문가인 최승후 대화고 3학년 부장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표강사),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과 함께 알아봤다.
■ 수시 최대 변수는 ‘학생부’
2022학년도 대학 입학 전체 모집인원은 34만6553명으로 지난해보다 894명 줄었다. 이 가운데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75.7%인 26만2378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여전히 입시를 치르는 당사자들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6장의 입시 티켓을 쥐고 있는 것이고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수시 전형 내내 작용한다.
수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위주 전형 비중이 지속해서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수시모집 인원 중 22만8009명(86.9%)을 교과전형, 학종 등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선발한다. 그 가운데 수시 선발 인원의 56.6%인 14만8506명을 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교과전형은 수시모집에서 선발 규모가 가장 큰 전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선발 비율이 증가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도 교과전형을 새로 만들었다.
■ 선발인원 변화 고려한 전략 세워야
올해는 서울 주요 대학들이 교과전형을 신설해 15개 대학 기준 교과전형 선발 인원이 지난해 대비 1746명 늘었다.
지난해까지는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교과전형의 선발 인원이 적었고 아예 선발하지 않는 대학도 많았다. 학생 대부분이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변수가 많은 학종으로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교과전형 선발 인원이 늘어나면 다른 대학, 다른 전형 지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학종에 지원했을 학생이 올해 교과전형에 지원하게 될 가능성까지 고려해봐야 한다. 학종을 희망했던 경쟁자 중 교과 성적에서 경쟁력 있는 학생이 빠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교과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도 기회가 돌아가게 된다.
우연철 소장은 “학생을 정성평가 하는 학종 특성상 교과 성적에 따라 무조건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력한 경쟁자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선호도가 낮은 대학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 ‘교과전형은 안정 지원’ 공식 깨질 듯
교과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학종에 중복 지원하는 경우라면 성적이 다소 낮은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수도 있다. 수시모집에서 중복 합격하더라도 하나의 대학에만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충원 합격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는 교과전형에서도 소신~상향 지원의 기회가 예년보다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대학별 선발 인원, 전형 방법, 수능 최저학력 기준 등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종은 교과 성적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교과를 채운 학생이 아니라, 교과 성적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역량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 등으로 잘 나타낸 학생이 지원할 때 합격 가능성이 커진다.
우 소장은 “선발 인원의 변화는 대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교과전형과 학종 선발 인원의 변화, 그것도 선호도가 높은 대학을 중심으로 교과전형 선발 인원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는 올해 대입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직도 대부분의 학생이 ‘교과전형은 안정 지원, 학종은 상향 지원’이라는 기계적인 공식에 따라 지원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입시 결과를 비롯한 선발 인원의 변화, 전형 및 수능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 등의 요소를 고려해보세요. 학종의 경우 단순히 안정·소신·상향 지원 전략이 아니라 본인이 해당 전형에 알맞은 학생인지를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 올해부터 37개 약대 통합 6년제 선발
2019년 11월28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대학을 대상으로 지역균형전형(이하 학교장 추천전형)에서 학생부위주전형으로 10% 이상 선발할 것을 권고했다. 이 전형은 대부분 학교장 추천을 전제로 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올해 새롭게 전형을 신설한 대학도 있지만, 2021학년도에 실시한 학교장 추천 전형이나 교과전형을 그대로 활용한 경우도 있다.
최승후 교사는 “올해 신설된 학교장 추천전형은 대부분 교과전형으로 수도권 40개 대학에서 1만2093명을 모집한다. 40개 대학 중 33개교가 교과 100%로 선발하며 그 이외에 면접, 서류 등을 포함해 뽑는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이 좋다면 수시모집 6장의 카드 중 1장은 반드시 학교장 추천전형에 배당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3의 학교활동이 많지 않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이후 학종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지요. 예측 가능성이 가장 큰 전형요소가 내신이기도 하고요.”
한편 37개 약학대학에서 통합 6년제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도 올해 입시의 주요 이슈다. 약학과 수시·정시모집 전체 선발 인원을 대학별로 나눠보면 중앙대가 129명으로 가장 많다. 두 번째는 이화여대 120명, 세 번째는 덕성여대, 숙명여대 86명 등이다.
최 교사는 “약학과로 몰리는 인원 여파로 상위권 공과대학의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며 “교과성적과 비교과 활동이 수시 지원 수준에 못 미치는 지원자들은 정시에 대거 도전할 것이다. 신약 개발이라는 블루오션에 뛰어들기 위해 약학과를 지원하는 자연계 엔(N)수생 숫자도 무시 못 할 변수”라고 말했다.
■ 대세는 ‘인공지능’ 첨단 분야
지원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따지면서 동시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바로 ‘신설학과’다. 대학은 산업 수요와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학과를 만든다. 올해 신설학과들의 특징은 4차 산업과 관련된 첨단 분야라는 점이다.
경희대는 2020년 일반대학원에 인공지능학과를 개설한 데 이어, 올해에는 학부 과정에도 첨단 학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국민대도 첨단 분야 학과들 위주로 4개의 전공을 신설했다. 연세대는 단과대학으로 인공지능융합대학을 신설하면서, 기존 컴퓨터과학과를 공과대학 소속에서 인공지능융합대학 소속으로 변경하고 인공지능학과를 새로 만들어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으로 15명 선발한다. 이화여대 역시 신설되는 AI융합학부 인공지능전공 10명을 학생부종합(미래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수시모집에선 대부분의 대학이 수능시험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한다. 해마다 수시모집에서 이른바 ‘수능최저’를 못 맞춰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상당히 많다. 수시모집 준비와 더불어 수능시험 대비도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올해 수시모집은 대학별로 9월10∼14일 중 3일 이상 원서접수를 시행하고 합격자 발표는 12월16일,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은 12월17~12월20일까지 진행한다.
김지윤 기획콘텐츠팀 기자 kimjy13@hani.co.kr

6월3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모의평가 시험 전 복습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년 6월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드라이브 스루 입시 설명회가 열렸다. 진행 요원이 차랑에 자료집을 넣어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차 안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춘 뒤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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