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대입안 내신중심서 대학자율화로 바뀐 탓”…변형민 교사, 고1 560명 조사
서울 강남의 한 고교 학생들에게 물은 결과 내신성적을 위한 사교육은 줄고 수능·논술 사교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ㅈ고 변형민 교사(국어)는 17일 지난해 1학기(5월)와 2학기(11월) 두차례에 걸쳐 1학년 5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내신 중심의 2008학년도 대입시안 도입 취지와는 달리 학생들이 내신, 수능, 논술 등 세가지 모두에 매달리느라 학습강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1학기에는 내신성적 때문에 학원을 다닌다는 학생이 87.6%였으나, 2학기 조사에서는 62.2%로 줄었다. 반면 수능 준비를 위해서라고 답한 학생은 1학기 10.8%에서 18.7%로 늘었으며, 논술·면접을 위해서라는 대답은 1학기엔 0.5%에 그쳤으나 2학기에는 4.8%로 늘어났다.
대입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1학기엔 내신(42.3%), 논술·면접(36.4%), 수능(21.2%) 순으로 응답했으나, 2학기엔 논술·면접(36.4%), 내신(33.5%), 수능(30%) 순으로 대답해 논술면접을 대입 당락의 핵심요소로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변 교사는 지난해 1학기 조사에서 내신 사교육 비중이 높았던 데는 2004년 말 내신중심의 2008대입시안이 발표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학생들의 촛불집회 등으로 정부가 내신 반영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고 물러선 데 이어 서울대의 내신비중(5%) 발표로 내신 중심 2008대입시안은 공염불이 됐으며, 이는 학생들의 수능·논술 사교육 증가로 나타났다고 변 교사는 풀이했다.
그는 “대학별로 보는 시험이 본고사인데, 논술이 본고사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논란은 우스꽝스럽다”며 “2008대입 전형은 대학별 논술·구술·면접 등 본고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으며, 2008대입시안은 결국 국가가 가졌던 대입 전형의 주도권을 개별 대학에 넘겨준 결과를 낳았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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