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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육혁신위 첫 고교생 위원된 신이나 양

등록 2006-02-27 19:56수정 2006-02-28 00:22

“발랄한 위원될까 엄숙한 위원될까 고민”
10살때 이름바꾸려 저금통 들고 법원 가기도

아버지 “세상보기 중요” ‘청소년 특별회의’ 활동 권유

이름을 고치려고 저금통을 들고 법원까지 갔던 10살 어린이가 고교생이 되어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첫 학생 위원이 됐다. 교육혁신위 ‘청(소년)일점’ 위원의 주인공은 광주 조대여고 2학년 신이나(17)양. 27일 교육혁신위 간담회를 앞두고 아버지와 함께 서울에 온 신양을 만났다.

“절 뽑은 건 청소년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인 것 같아요.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제 주변의 일들을 생생하게 전달할 거예요.” 친구들은 신양에게 “입시 제도를 자주 바꾸지 말아 달라, 대학 가기 쉽게 해 달라”고 얘기해 줄 것을 부탁했고, 신양은 이에 더해 “제 친구들의 이런 의견들이 쉽게 올라올 수 있게 작게는 학급 회의부터 크게는 지역 학생모임까지 활성화시켰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혁신위 이중현 전문위원은 고교생 위원 발탁과 관련해 “교육 개혁의 중심에 학생이 놓여 있는데, 그동안은 수동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기만 했다”며 “이번에 신양이 참여함으로써 학생이 당당한 주체로 참여하는 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양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학생 활동을 통해 청소년의 현실에 대해 발언해 왔다. 지난해엔 국무총리실 청소년위원회 산하 ‘청소년 특별회의’에서 광주지역 대표 청소년으로 활동했다. ‘청소년 옴부즈만’이라는 의미의 ‘옴부즈틴’으로도 뛰었다. 학급 반장이기도 한 오지랖 넓은 신이나양. 힘들진 않을까? “세상 소식에 관심이 많아요. 내가 의견을 낸다고 세상이 크게 변하진 않겠지만 작은 변화라도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신양의 활동은 아버지 신강식(49)씨의 권유로 시작됐다. 아버지는 딸에게 공부보다는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처음 참여한 게 ‘청소년 특별회의’다. 지난해 이 활동에 참가하면서 신양은 참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2박3일 동안 비폭력 평화운동, 청소년 경제 참여, 문화 참여, 사회 참여 등에 대해 새벽까지 토론했어요. 토론 결과를 정리해서 해당 부처에 건의하는 식이었는데 이런 활동이 많아질수록 청소년과 기성세대 간 의견 차이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이름만큼이나 적극적이고 막힘없는 신양이지만, 어렸을 때는 이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이름을 바꾸려고 법원까지 갔다. “돼지 저금통을 털어 법원에 갔죠. 결국 이름은 못 바꾸고 수위 아저씨한테 아이스크림만 하나 얻어 먹고 왔어요.” 신양의 작은 반란은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지금은 이름에 매우 만족한다. “한 번 들으면 잘 안 잊혀지고 다들 잘 기억해주니 신이 나요.”

신양은 꿈이 많다. 호텔리어도 되고 싶고, 공연 기획자나 기자도 해보고 싶다. 그 가운데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청소년 상담가다. “친구들하고 성적에 대한 고민을 얘기할 때는 ‘유학 가고 싶다’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게 별로’라고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런 친구들과는 힘들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을 거라고 서로 위로해요.”

다양한 활동으로 단련된 신양도 어른들과의 회의 자리는 좀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발랄한 여고생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엄숙한 모범생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돼요. 저 혼자만 청소년이라는 것도 부담되고요.” ‘엄숙하게든, 발랄하게든’ 신양이 할 얘기를 다 하고 나올 것임은 확실해 보였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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