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반드시’ 이런 제목의 책은 강압적인 느낌을 줘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선택하는 게 맞는데 마치 정답처럼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건방져 보이기조차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지은이가 머리말에 밝힌 집필 동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만 대충 파악하면서 앞서나가는 선행학습 대신에 학교에서 배운 주제를 ‘책’을 통해서 다양하게 폭넓게 다져주고 싶었다는 얘기에 공감한 것이다.
머리말에서처럼 지은이는 각 교과 단원마다 가르쳤뎐 자신의 경험을 실례를 들어 얘기한 뒤 그 교과에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하는 데 많은 정성을 쏟는다. 예컨대 1학년 <바른생활> ‘잘 씻어요’ 단원에 비누로 손 잘 씻는 요령, 333 법칙에 따른 이 닦기, 인형 목욕시키기 역할극을 통한 목욕법 익히기 등 방법 위주의 내용이 나오는데, 그것보다는 스스로 몸을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즉, 벌레 모양의 인터넷 그림을 화면 가득 띄워 놓고 이 벌레들이 손톱이나 몸의 더러운 때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간다고 얘기하는 게 더 낫다는 얘기다.
따라서 읽어볼만한 책들도 <히히 내 이 좀 봐>(시공주니어) <입을 크게 벌려라>(미래M&B) <충치 도깨비들의 대반란>(현암사) 등 아이들이 스스로 몸을 깨끗하게 자극하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강수·최준희 지음. -뿌리와이파리/1만원. 박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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