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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권은 스스로 나설 때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등록 2006-04-04 14:33

<인터뷰> '인권운동사랑방' 배경내 간사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당연하게 인정되는 권리'

인권(人權)의 사전적 의미이다. 남들과 다르다고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이다. 그러나 알게모르게 우리는 인권을 침해받고 산다. 강제로 머리를 잘리고, 이유없이 매를 맞거나 '어린 게 무슨' 하면서 무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정작 인권침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인권운동사랑방 배경내 간사를 만나 청소년 인권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청소년 인권, 학생 인권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인권이란 사람의 권리, 즉 누구나 주체적이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단순한 명제에서 시작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의 권리가 다르지 않은가?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인권운동의 지향점이다.

그런데 누가 제대로 인권을 누리지 못 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그 대상이 바로 사회의 약자들이다. 그동안의 사회구조에서 약자들의 인권은 전혀 보호되지 못했고 이제야 분출되고 있다.

청소년들도 이런 약자들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는 보편성과 학생이라는 특수성이 어울러지는 것이 바로 청소년 인권, 학생 인권인 것이다.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의 인권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청소년 = 학생’, 이런 보편적인 학생들의 문제로 인권 문제를 일반화했다. 그러나 학생들도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학생이 아닌 청소년도 존재한다. 아직 청소년 인권에 대한 논의 자체가 미미하지만, 앞으로는 학생이 아닌 청소년 전체의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와 요구는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다른 인권문제들에 비해‘청소년 인권’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왜 그런가.

-사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인권을 침해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그다지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침해받고 있는 현실을, 인권을 기준으로 어떤 것이 가능한 규율인지 학교문화는 어떤 것인지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왜 ‘학교 안의 인권’은 토론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건가.

-항상 이런 논의가 되면 교육이 먼저냐, 인권이 먼저냐 하는 얘기로 비화되어 버린다. 몇몇 선생님들은 “인권 챙겨주면 어떻게 애들을 통제합니까?”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인권을 보장하는 교육’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사회 분위기 자체가 A 아니면 B 식의 지나친 이분법 구조이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학생 인권의 변화가 어려운 다른 원인은 없을까.

-지금까지 인권의 역사를 살펴보면, 당사자들이 직접 나설 때 그 효과가 가장 컸고, 사람들의 의식도 변화했다. 하지만 학생 인권 문제는 주체들이 함께 행동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더 인권침해를 당하기 쉬운 조건에 놓여 있었다.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직접 전달되지 않으니까 사회 여론화가 되지 못한 건 물론이고, 내부의 문제에 그쳐버렸다. 심지어 분명 인권을 침해받고 있는데도 ‘자연스러운 일,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청소년 인권 운동은 어른들의 대리전이었다.

그러나 대변인은 주체가 아니지 않은가? 청소년들의 요구와 기존 사회 간의 싸움이 되어야하는데도, 전혀 그러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점점 청소년 스스로 나서는 과정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기존의 시민운동과 달리 청소년 운동은 그 커다란 ‘판’이 없다. 단지 입시현실을 지적하는 교육운동만 있을 뿐, 청소년 전체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려는 청소년 운동은 거의 없던 게 사실이다. 일단은 이러한 운동 세력이 하나의 공동체로 뭉쳐야 한다.

그래서 청소년 운동가 네트워크를 구축하려고 노력중이다. 아직은 서울 중심이지만, 지역별 간담회 같은 걸 개최해서 지방까지 연결망을 넓히려고 계획 중이다. 물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제일 필요하다.

학생인권법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일단 법안이 통과하는 것 보다는 이를 통해 청소년 인권이 하나의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청소년들이 스스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그 목표 중 하나이다. 법안 통과에 치우치다보면 단순한 국회 안 투쟁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 중요한 건 모두가 이것이 잘못됐다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인권’이 무엇인지 말해달라.

-청소년들 누구나 인권 침해를 경험하고 있어요, 다만 그걸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느냐가 저마다 다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믿는. 사람이 부당한 일을 부당하게 느끼는 건 인간의 본성이아닌가?

그때 몸이 반응하는 걸 청소년들은 여태껏 무시하도록 교육받아왔다. 결국 인권 침해에 의식화 교육까지 이중으로 피해받아 왔다. 그 반응과 요구에 주목하는 건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권은 대단한 게 아니라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권을 알고, 행사하지 않는다면 인권은 없다. 스스로 동참하고 나설 때, 그리고 잘못된 것에 대해 스스로 물어볼 때, 그 작은 물음에서 바로 인권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박소희 기자 sost38@nate.com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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