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중 한쪽이 없다면? 한부모가 양성성 보여주세요

자녀의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이제는 결손가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색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주위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 문제많은 부모와 사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어른 하나만 있으면 그 사람이 조부모이건, 삼촌이건, 이모이건, 오히려 자녀들이 잘 자랄 수도 있다. 그러나 자녀 교육을 혼자 감당해야 할 경우, 특히 성과 관련된 교육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마음에 두는 것이 좋다.

첫째, 부득이하게 부모 역할을 혼자 해야 한다면, 자신 속에 있는 양성성을 한껏 개발하고 활성화시켜 자녀들을 대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이제껏 지나치게 여성적으로 살아왔다면, 남자들이나 한다고 여기는 스포츠, 목공일 등을 손을 걷고 해 보라. 아들과 축구, 야구 같은 운동을 하다 보면, 아버지의 빈 자리를 자연스럽게 메꾸게 된다. 남자 역시, 아내 대신 바느질, 요리, 청소들을 기꺼이 함으로써 자녀들에게 어머니 역할도 잘 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렇게 양성을 모두 가지는 부모와 살다 보면, 자녀들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기와는 다른 성의 부모에게도 솔직하게 자신들의 성적인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자녀들이 ‘성’과 ‘사랑’에 대해 공포감이나 혐오감을 갖거나, 반대로 지나친 이상화를 하지 말도록 성에 대해 편견없는 자연스러운 태도를 보여 주는 것이 좋다. 예컨대, 오랫동안 자신이 금욕적인 생활을 하다 보면, 도덕적인 판단을 하면서 자녀들의 이성교제에 대해서도 경직된 태도를 보일 수가 있다. 이렇게 되면, 자녀들은 부모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특히 이혼 등을 통해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다 하더라도, 자녀 앞에서 성과 관련한 흉을 보거나 비난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주위에서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자신이 아무리 양성적인 면을 다 갖추었다 해도 감당하기 힘든 부분은 자신의 사회적 망을 이용해서 타인의 도움을 받으라는 뜻이다. 아들의 자위나 몽정에 대해 어머니가 자세하게 물어 본다거나, 딸의 생리나 유방 발달 등에 아버지가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이 때로는 근친상간적 환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이 화목하게 살면서 자녀들이 여러 가지 성 역할을 간접경험할 수 있다면야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한부모들의 고민이 많다. 어른인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자녀들의 성문제에 대해서도 무조건 설교하고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같이 고민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에 관한 자녀들의 의견과 조언도 존중해 준다면 자녀들이 훨씬 더 성숙할 수 있다.

이나미/신경정신과 원장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