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른바 ‘부모 교사’들에게 자녀들을 거주지 학교군의 다른 학교로 전학보낼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현안 업무보고 당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서울 강동구 ㅂ고에서 교사에 의한 학생 성적조작 사건이 벌어지고, 강서구 ㅁ고에서는 자녀를 위장전입시킨 부모 교사들이 자녀의 성적을 조작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교사에 의한 성적비리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이런 방안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장학지도 등을 통해 부모 교사들에게 자녀의 전학을 권장하되, 이를 따르지 않는 교사에 대해서는 학교장의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특별관리를 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구체적으로 △부모 교사를 자녀가 속해 있는 학년담임 및 교과담임에서 배제하고 △자녀가 속한 학년의 정기고사 문항 출제 및 검토에서 배제하며 △교무 분장 때 고사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잇따른 성적비리로 교사들의 투명한 학업성적 관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지만, 이는 비양심적인 일부 교사들의 문제”라며 “시교육청의 이번 조처가 자칫 교사 자녀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고,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한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위배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강제성을 띤 전학 ‘권고’가 아니라 부모의 의사를 존중하는 교육적 차원의 전학 ‘권장’”이라며 “공교육과 교사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최근 부모가 재직하는 학교에 재학하는 교원 자녀 현황을 파악한 데 이어, 자녀를 자신이 다니는 학교로 위장전입시킨 교사가 적발되는 대로 관계법령 위반으로 징계하기로 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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