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2 16:56
수정 : 2005.01.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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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탐험의 꿈 장순근 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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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6일 남극 세종기지 근처 바다에서 젊은 지구물리학자 전재규 님이 숨을 거두었다. 기지로 돌아오다가 연락이 끊긴 동료들을 찾아 나섰다가 비극을 당한 것이다. 무엇이 따뜻하고 아늑한 현실을 박차고 그를 남극으로 가게 했을까. 무엇이 그 춥고 추운 얼음의 대륙에서 그를 뜨겁게 몰아쳐 안타깝게도 목숨을 바치게 했을까. 이 책은 남극 탐험의 역사와 우리나라 남극 진출의 교두보인 세종기지 이야기다. 남극의 모든 것과 우리 남극 연구자들의 아름다운 꿈을 보여 준다.
저자인 장순근 박사는 일찍부터 남극의 중요성에 눈을 뜬 과학자다. 우리나라 남극 탐험의 산 증인으로 세계적인 남극 전문가다. 이 책에 실린 풍부한 지식과 정보, 경험 등은 저자가 지난 20여 년 가까이 쌓아온 남극 연구의 성과물이다. 300여 장의 빼어난 사진들과 함께 굵직하면서도 간결하고, 시원스러우면서도 자세하게 남극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
저자는 유명을 달리한 전재규 님에 대한 애도로 첫머리를 시작해 극지 연구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바라고 있다. 지구상의 대륙 가운데 가장 늦게 발견된 남극이 우리에게 더 이상 무관심의 땅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것이다. 이는 남극을 그저 펭귄이 사는 곳, 탐험가들이 가는 곳, 지구 온난화로 빙벽이 녹는 곳, 그래서 아무런 쓸모도 없지만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는 식의 일반적인 오해를 의식해서다.
남극의 하늘은 현재 지구 생태계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가르쳐 주는 복잡한 회로의 입구다. 나아가 남극이야말로 세계 각국의 이해 관계를 넘어서 인류 공동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요람이기도 하다. 남극은 바다 저 끝의 또 다른 지구, 지구 안의 또 다른 우주인 것이다.
넓이 1360만㎢. 평균 2160m 두께의 얼음으로 덮여 있는 곳. 추운 겨울날, 극한의 남극 대륙에서 온갖 위험을 무릅쓰며 여전히 연구에 몰두 중인 세계 각국의 젊은 영혼들을 만나 보라. 남극, 그곳은 뜨거운 불꽃들이 춤추는 무한공간이다. 아, 남극으로 가고 싶다.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wisefr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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