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진작을 위해 수상자들에게 장학금과 대학 특례입학 등 혜택을 주고 있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가 의대 진학을 위한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생물·물리 수상자 43%가 의대 진학
90년대 후반까진 전기전자 계통 진출 많아
90년대 후반까진 전기전자 계통 진출 많아
9일 화학·생물·물리 등 3대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의 대학진학 현황 자료를 보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올림피아드에서 동메달 이상 수상을 한 93명 가운데 화학과, 생명과학부, 물리학과 등 동일계통 학과로 진학한 학생 수는 43명(46%)으로, 의대를 간 40명(43%)과 비슷했다.
생물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의 경우에는 각각 전체 31명 가운데 의대 진학이 18명으로, 동일계 진학 11명보다 7명이 더 많았다. 화학올림피아드도 전체 29명 중 15명이 의대를 가, 화학과에 진학한 11명보다 많았다. 의학계열과는 거리가 먼 물리올림피아드 수상자들도 전체 33명 가운데 7명이 의대로 진학했다.
우리나라가 국제올림피아드에 참가하기 시작한 1992년(생물은 1998년)부터 따지면 전체 132명 가운데 동일계 진학이 60명(45%)으로, 의대 진학자 42명(32%)보다는 많았다. 그러나 1992~1997년 화학올림피아드 수상자 21명 가운데 11명이 전기전자 계통 학과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나, 대학진학의 선호학과가 달라졌을 뿐 올림피아드 수상이 인기학과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정부는 과학영재를 발굴해 해당분야의 국제적 전문가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에게 대학 재학 중 학기당 120만~8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대는 국제대회 동상 이상 수상자에게 대입전형 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은 참가자 전원에게, 포항공대·연세대·고려대 등은 동상 이상 수상자에게 특례입학의 특전을 주고 있다.
진학 대학은 전체 수상자 132명 가운데 89명이 서울대, 10명이 성균관대(의예과), 9명이 카이스트에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10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은 바로 외국으로 유학을 갔다.
한편,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38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는 10일 경산시민회관에서 세계 65개국 700여명의 학생과 참관단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 및 폐막식을 연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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