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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내기 위한 일기는 안쓰는게 낫다

등록 2006-08-20 17:06수정 2006-08-21 09:52

고양시 용정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에 다니는 김재진(왼쪽)과 세진군이 곤충채집과 식물채집 숙제를 마무리짓고 있다.
고양시 용정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에 다니는 김재진(왼쪽)과 세진군이 곤충채집과 식물채집 숙제를 마무리짓고 있다.
개학 ,벌써?
초등교 “방학끝” 일주일 앞…마무리 어떻게
초등학교 개학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슬슬 방학을 마무리하고 새 학기를 준비해야 할 때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같이 호흡해온 선생님들로부터 여름방학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2학기를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느슨해진 생활습관을 다잡자 =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방학은 해방의 시간이다. 그렇다 보니 몸이 내키는대로 자유로운 일상에 푹 빠져 산다. 하지만 이런 상태로 있다가 바로 개학을 하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다. 속초 진주초등학교 주순영(39) 교사는 “보통 개학 1주일전부터, 최소한 3~4일 전부터는 학교 생활 리듬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상·취침 시간을 앞당기고, 제 때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은 내북초등학교 최남희 교사는 “집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다 학교에 가면 수업시간이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진다”며 “그림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습관을 들이면 학교생활에 좀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방학 동안 학원을 계속 다녔던 아이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했으니 걱정없겠지’ 하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학교 생활은 심리적으로 학원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학원 리듬을 학교 리듬으로 바꾸는 데는 사나흘은 걸린다. 해외 캠프를 간 아이들도 되도록이면 귀국을 서두르는 게 좋다.

●방학 숙제 마무리는 억지스럽게 않게 = 방학 과제가 어떤 것이었는지 일단 목록을 살펴보자. 그 가운데 마친 것들은 한쪽에 따로 정리해놓는다. 예컨데 체험학습 보고서를 철하거나, 교육방송 시청기록장에 시청기간과 학년, 반, 이름 등을 적어넣는다. 아직 마무리를 못했거나 손도 대지 못한 것들은 남은 시간과 자신의 능력을 감안해 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으로 나눈다. 할 수 없다고 판단된 것들은 과감히 포기하고, 가능한 부분들에 신경을 써서 마무리를 짓는다.

서울 고덕초등학교 이부영 교사는 “내기 위한, 검사를 받기 위한 숙제는 안하는 게 좋다”고 했다. 가령 남의 독후감을 배낀다든지, 가족이나 친척의 손을 빌린다든지 하지 말라는 얘기다.

특히 밀린 일기를 한꺼번에 쓰지 말라고 많은 교사들은 충고한다. 지난 일은 이미 지나갔으니까 놔두고 오늘부터라도 다시 마음먹고 꼬박꼬박 쓰라고 말한다. 생각한 순간부터 써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안 쓴 일기가 아무래도 찜찜하고 꼭 쓰고 싶다면, 지난 일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일기를 쓸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때도 날짜는 반드시 일기 쓴 날짜로 하고, 일기 내용에는 언제 일어난 일인지 밝혀서 그 때 일어난 일을 그대로 생각하듯이 쓰면 된다.

● 학습 준비물 꼼꼼히 챙기자 = 아직 책상 위에 1학기 교과서가 있다면 다 쓴 학습장과 함께 묶어서 다른 곳에 잘 보관해 둔다. 그리고 2학기에 쓸 교과서를 꺼내 자기 이름을 쓴 뒤 새 공책과 함께 책꽂이에 꽂는다.


연필과 지우개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지만 개학날부터 남의 것을 빌려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마음가짐으론 새 학기가 상큼하게 시작될 리 없다. 연필은 자기 손으로 깎은 뒤 필통에 가지런히 담고, 지우개도 옆에 챙겨 넣는다. 색연필, 크레파스, 가위, 풀 등도 개학 뒤에 부랴부랴 사러 가지 말고 미리 미리 구입하거나 찾아서 학용품 서랍에 가지런히 넣어두자. 학교에 갈 때 입을 옷을 정리하는 것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다.

● 2학기 예비학습은 호기심 맛보기 정도로 = 요즘은 초등 저학년때부터 선행학습을 많이 한다. 어떤 아이들은 방학 기간에 학원 등에서 2학기 과정을 모두 배우고 개학을 맞기도 한다. 하지만 지식 위주의 선행학습은 오히려 학교 수업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최남희 교사는 “개념도 제대로 모른 채 학원에서 문제풀이 요령만 배워오는 애들은 실생활과 관련된 문장제 문제를 내면 100% 틀린다”며 무조건적인 선행학습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선행학습은 또한 친구들끼리 같이 모여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알아내는 탐구적이고 창의적인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울 공덕초등학교 김해경 교사는 “조금 늦더라도 같이 모여 찾고 토론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공부에 대한 맛을 들일 수 있다”고 했다.

교사들은 2학기 과정이 정 궁금하다면 책을 한번 쓱 넘겨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새로운 호기심을 키울 수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특별히 취약한 과목이 있다면 조금 천천히 뜯어보면서 어렴풋한 윤곽을 그려보거나 그 과목과 관련된 교양서를 한 권 정도 읽는 게 낫다. 학교에서 미리 나눠준 2학기 권장도서 가운데 몇 권을 골라서 읽어 두면 학기중에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

주순영 교사는 “어설픈 선행학습보다는 지적·정서적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양서를 많이 읽는 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공부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 = 방학 동안의 신나는 활동으로 마음이 들뜬 학생들은 학교 생활이 따분하고 지루하게 다가온다. 따라서 미리 미리 개학한 뒤 친구들을 어떻게 만날지, 정해진 시간에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지 등을 생각해보는 게 좋다. 또한 잠자기 30분 전 책읽기, 매일 줄넘기하기 등 새 학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 정도 정하고, 그를 이루기 위한 나름의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서울 동명초등학교 송언 교사는 “아이가 하고 싶은 일, 고치고 싶은 습관, 사귀고 싶은 친구 등 사소해 보이는 주제들을 놓고 부모와 같이 얘기할 시간을 가질 것”을 권했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친구 관계, 사회생활, 학습, 담임 관계 등 아이의 학교생활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데 좋은 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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