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여고 ´어울참빛´, 풍물은 내 운명

어깨가 들썩들썩 흥겨운 풍물을 치고있는 ‘어울참빛’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안민희

함께 어울려 참 소리를 내는 빛나는 아이들 풍물치다

후배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은 정말 싫지만
동생들과 함께한 여름방학은
최고였어요!

‘쿵덕덕덕 쿵더더더덕’

교문 앞부터 꽹과리소리가 얼핏 들리더니 체육관에 들어설 즈음 차츰 그 소리는 북과 장구가 합세하면서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어깨가 들썩거리고 흥겨운 풍물로 듣는 이의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 주는 재주를 가진 무학여고의 풍물패 ‘어울 참 빛’은 나이는 어리지만 즐기며 우리의 얼을 표현할 줄 아는 동아리 같았다.

동아리이름은 함께 어울려 참 소리를 내는 빛나는 아이들 이라는 뜻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CA로만 운영되던 ‘어울 참 빛’이었는데 활동이 워낙 활발하고 부원들의 풍물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사 이제는 후배들도 직접 모집하는 어엿한 동아리가 되었다.

2학년 임유나양은 “우리가 배울 때는 선생님이 직접 지도 해 주셨거든요, 이제는 우리 2학년이 직접 후배를 가르쳐줘야 하잖아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잘 가르쳐줄지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잘 따라올지 2학년들끼리 매일 의견차이로 싸움을 해 힘들었어요.”라며 고민을 털어 놓았다.

지금 2학년들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위해 선생님들의 풍물단체 모임인 흥시렁에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선배들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후배들은 이제 5개월이 된 동아리 활동에 한참 즐거워하고 있었다. 2학년의 유나양과 봉사활동을 하며 평소와 다른 여름방학을 보냈다는 1학년 수현양은 “풍물동아리에 들어왔다고 풍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여름, 더웠지만 뿌듯한 방학

8월이 되고 일주일에 3번은 모임을 가졌다는 ‘어울 참 빛’친구들 쨍쨍 찌는 더위에 한 연습이었던 만큼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한다.

“방학 때 하는 연습은 정말 더워요. 체육관에 에어컨도 안틀어주고 선풍기도 없고요. 또 고3언니들 공부하는데 방해될까봐 창문마저 다 닫고 연습하니 생각만 해도 지겨운 더위였어요. 결국엔 선생님들 몰래 에어컨 밸브를 찾아 에어컨을 켰는데 들킬까봐 조마조마 연습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장구를 치다 팔에 근육까지 생겼다는 여학생!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안민희

시끄럽다는 이유로 방학마저 마음껏 연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씁쓸하긴 했지만. 여고생다운 긍정적 생각으로 이런 일도 웃으며 넘기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또 여학생들답게 배가고픈 연습시간을 각자 군만두, 부침개, 케잌을 준비하여 뷔페를 즐기기도 하고 도시락을 싸와 다같이 비벼먹는 한솥밥도 즐겼다고 한다.

“풍물은 내 운명”

2학년 친구들은 중학교 때부터 함께했던 사이라고 한다. 고등학교에 와서 함께 할 것이 뭐 없을까 고민하던 차 인원제한이 없는 풍물모임이나 해보자는 게 시작의 이유. 처음은 함께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풍물 덕분에 함께 할 수 있다며 풍물의 매력에 대해 얘기했다.

고2의 이선아양은 “원래 얌전하고 소심했는데 장구를 치며 성격이 많이 좋아졌어요.”라 말했다. 후배인 임지영양도 치면 칠수록 재미있는 풍물 때문에 “선배들의 흥겨운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한번 해보고 싶어 입부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전혀 후회 안 해요. 열심히 배워 좋은 연주 할 거 에요.”라고 답했다.

부원모두 밝은 얼굴로! 찰칵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안민희

‘어울 참 빛’은 최근 CF에서 가야금과 비트박스가 어울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듯이 풍물과 현대음악을 접목시키는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은 비록 좁은 체육관에서 소리를 숨기며 연습을 하는 동아리일지라도 연주를 시작하면 사람을 즐겁게 만들 줄 아는 재주를 가진 청소년! 흥겨운 대한민국을 부탁한다.

안민희 기자 [e-mail]
ⓒ2006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