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복 교사가 말하는 대비책
교과서 기본개념 충실히 파악 . 독서와 토론으로 살 붙여야
틀에 박힌 답으론 좋은 점수 못따
교과서 기본개념 충실히 파악 . 독서와 토론으로 살 붙여야
틀에 박힌 답으론 좋은 점수 못따
대학에서 본 2008 통합교과형 논술 대비책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요즘 고교 1,2학년 아이들이 논술에 대해 갖는 부담이 피부에 와닿는다. 특히 2학년 학생들은 ‘내신, 수능, 논술이 삼각형을 이루어 압박한다’고 느끼는 듯하다.
이왕 닥친 일이니, 무거운 어깨를 털고 발상의 전환해보자. 사실 논술은 교과목이 아니라 수업 방식, 평가 방식이다. 문제 의식을 가진 개인이 주위 환경과 교류하면서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논술이다. 그러니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왜’라는 의문을 늘 갖고 생활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논술의 기본이 된다. 특히 고교 2학년 학생들은 지식에 내신용, 수능용, 논술용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독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교 안에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논술을 준비하는 방법은 교과서를 다시 보는 것이다. 6, 7차 교육과정 교과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개념과 많은 활동 자료를 논제 형식으로 제공한다. 사실 교과서는 학습자가 자기 주도 학습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일부 교사들은 옛날 방식으로 교사가 교과서를 읽고 일방 통행식 수업을 하고 있다. 이런 경우, 학생들 스스로 교과서의 학습 활동을 자기 배경 지식과 결합해 직접 문제를 풀어보는 수 밖에 없다.
교과서의 준비학습과 학습활동은 ‘활동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논술의 논제나 구술 형식같이 ‘-요약해 보자, -정리해 보자, -발표해 보자, -말해 보자, -토론해 보자, -써 보자’처럼 직접 하도록 지시한다. 각자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논술과 구술을 준비하는데 효과적이다.
자기 적성을 파악해 전공을 빨리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책을 읽을 때 전공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교양을 넓히도록 한다. 논술 문제는 고전의 주제를 가지고 현재의 시사나 현상을 파악하거나, 반대로 시사문제나 현상에서 고전의 주제를 도출해 자기 생각을 적는 것이 대부분이다. 철학, 역사, 윤리, 고전, 언어와 같은 인문학은 예부터 교양(culture)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원래 모든 학문은 통합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논술은 통합논술이 된다. 통합논술이라는 말 자체에 시작부터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현재 고교 1학년인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두 번 날짜를 정해 독서 토론 모둠 활동을 해보자. 책은 혼자 읽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른 사람과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면서 자기 생각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 좋다. 도서관에 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 자기 시각(생각)을 가지고 텔레비전의 토론, 시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지식에 생동감을 더한다. 방학을 이용해 참가비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논술토론대회에 가 보는 것도 좋다. 민주공원 전국청소년 논술토론 한마당(toron.demopark.or.kr)이나 518 전국고등학생토론대회(518.org)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독서논술토론대회가 열리는데, 요즘은 해당 지역 학생들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학생들도 몰려들어 경쟁이 몹시 치열하다. 대회에서 큰 상을 받는 것도 좋겠지만, 자기 수준을 점검하고 신선한 자극을 받는 계기가 되니 참가 자체가 공부다.
급할수록 둘러간다고, 위급할수록 기본을 취해야 한다. 지금 고교 1,2학년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하고, 독서와 토론, 질문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급하거나 위태롭지 않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이 조급한 마음에 학원으로 달려가거나 학교에서 초청한 외부 강사에게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였다. 결국 자료로 받은 프린트물이나 책자만 남고, 개성없이 틀에 박힌 정답을 쓸 뿐 개성 넘치는 글을 써내지 못하는 결과를 낳곤 한다. 입시에서 논구술 비중이 커질 수록 ‘사유의 독창성’에 대한 대학쪽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반드시 기억하자. 논술의 핵심은 자립과 깨달음이다.
양윤복/부산 사직여고 교사, 민주공원 전국청소년 독서논술 토론대회 운영진
급할수록 둘러간다고, 위급할수록 기본을 취해야 한다. 지금 고교 1,2학년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충실히 하고, 독서와 토론, 질문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급하거나 위태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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