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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만화 주인공들 모두 모였네!

등록 2006-10-15 23:03수정 2006-10-16 16:37

주로 미국 만화영화 주인공 인형이 전시돼 있는 1관에서 토이키즈박물관 손원경 관장(맨 왼쪽)과 함께(위).
주로 미국 만화영화 주인공 인형이 전시돼 있는 1관에서 토이키즈박물관 손원경 관장(맨 왼쪽)과 함께(위).
토이 키즈 박물관

아이들과 저녁시간 서울 삼청동 거리를 걸어 보았다.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진선북카페를 지나 올라가니 맞은 편 길가에 재미있는 작은 벼룩시장이 열렸다. 나무를 깎아 만든 각기 다른 고양이 인형들과 시절을 훌쩍 뛰어넘어 추억을 부르는 물건들로 꾸며진 장터에서 한 켠에서 딸아이는 다이얼이 없는 전화기를 들고 남감해 한다. “이거 어떻게 거는 거야?”

“나도 할머니한테 들은 이야기인데…”하며 아이에게 전화가 귀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다 보니 물건 하나 하나가 갖는 의미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친 김에 좀더 올라가 볼까 싶어 걷는 중에 둘째 아이가 “우와, 진짜 재미있겠다”하고는 먼저 뛰어 들어간 곳이 바로 ‘토이 키즈 박물관’이다.

어? 여기 이런 곳이 있었나? 자세히 보니 개관일이 지난 9월14일이다. 이제 막 새로 태어난 작은 박물관이다. 늦은 시간인데도 문이 열려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온통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풍선들로 단장이 되어 놀이동산에 온 기분이 든다. “밤 9시까지 열어요”하며 친절하게 맞아준 사람은 박물관의 주인인 손원경 관장. 인사를 나누고 주위를 둘러 보니 아이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해가 된다.

2층 박물관에 빼꼭히 전시된 물건들은 다름아닌 만화 주인공 인형들, 흔히 ‘피규어’라고 불리는 그 인형들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 수가 엄청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모았어요. ”늦은 밤 시간이라 한가한 박물관에서 우리는 손 관장이 어떻게 이런 박물관을 내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일본과 한국 만화영화 주인공들이 모인 2관 한 켠에는 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아래).
일본과 한국 만화영화 주인공들이 모인 2관 한 켠에는 보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아래).
서예가였던 할아버지가 하나 둘 골동품을 모으는 모습에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수집가의 길로 들어선 손 관장이 선택한 것은 만화영화 주인공 인형들.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그가 용돈을 모아 서울 세검정 집에서부터 명동 중국 대사관 앞, 동부이촌동과 남대문 등지를 돌아다니며 하나 둘 모은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언가 수집하면 어떤 것이 좋은 지 알려달라고 하니 손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공부를 잘하게 됐어요. 이것저것 구입한 것을 분류하고 정리하고 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암기를 잘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무엇을 모은 다는 것이 의지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한 가지에 몰두하고 뜻을 갖고 실현해가다 보면 공부도 그렇게 하게 되더군요. 또 용돈을 모으고 게획적으로 소비해야 하니 경제관념도 일찌감치 생겼고요. 물건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되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아요. ”

그는 요즘 아이들이 장난감을 그저 일회용 소비품으로 여기고 고장나면 바로 버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외국의 경우 장난감을 소중하게 깨끗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때문에 벼룩시장에 가보면 아주 오래된 장난감이 얼마나 보관 상태가 좋은 지 몰라요. 아이들에게 자기 물건을 아끼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직접 돈을 주고 샀던, 선물을 받았건 간에 장난감을 소중하게 다루고 다음에 누군가에게 소중하게 쓰일거라는 생각을 하면 좋겠어요.”

손 관장은 또 다른 나라 문화를 아는 것이 외국어 공부보다 먼저라고 하면서, 그 나라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이런 애니메이션 관련 문화를 접했던 것이 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의 차이 등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도 했다. 토이 키노라는 이름은 현재 대학에서 영화와 사진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손 관장의 직업과도 관련이 있으니, 그의 수집벽은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가 수집에 흥미를 느꼈는지 “당장 어떤 것을 수집할까요?”라고 묻자 손 관장은 웃으며 “큰 것, 비싼것을 시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직접 쓴 일기장이나 그림 한장, 편지 한장이라도 소중하게 모아서 간직한다면 먼 미래에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란다.

서울 삼청동에 있는 토이 키노는 현재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전시를 하고 있는데, 1관에는 주로 미국 만화영화 캐릭터들이 있고, 2관에는 일본과 한국 작품 캐릭터들이 모여있다. 2관에서는 아이들과 간단한 보드 게임을 해 볼 수도 있다. 오후 1시에서 밤 9시까지, 당분간은 주말에만 문을 연다. 홍현주/나들이 칼럼니스트

토이키노 찾아가는 방법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에서 마을 버스 11번 탑승, 상첨 파출소 앞에서 내린다.

개관 시간 토·일요일 오후 1시부터 밤 9시

입장료 어른 7천원, 어린이·청소년 3천원(단체 10이상 20%할인)

연락처 1관 (02)723-2690, 2관 (02)725-2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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