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마술 보러 갈까, 연극 구경 갈까

등록 2006-10-29 21:50수정 2006-10-29 22:08

학생들이 직접 만든 2006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 포스터.
학생들이 직접 만든 2006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 포스터.
4일동안 과천 서울랜드에 청소년 1만여명 축제 참석 경연·외국어·체험마당 열려
청소년들 ‘끼와 열정의 무대’ 막올라

매년 가을 열리는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은 ‘젊음’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현장이다. 청소년들이 ‘국영수’ 이외에 잘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깨닫고, 좁은 교실이 그들의 넘치는 끼와 열정을 꼭 그만큼 넓이로 가두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2006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은 오는 31일부터 11월3일까지, 나흘 동안 과천 서울랜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관람객을 빼고 참가 학생만 1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청소년 축제로, 서울시교육청과 한겨레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개막에서 폐막에 이르는 행사 기획과 진행, 행사에 필요한 각종 게시물과 포스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두 학생들이 직접 해낸다는 점이 이 행사의 큰 특징이자 자랑이다.

올해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은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우선 ‘경연부문’에서는 서울 시내 각 학교 동아리들 가운데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동아리들이 행사기간 동안 본선을 치르게 된다. 에어로빅, 그룹사운드, 현대무용, 판소리, 마술, 마당놀이, 걸개그림, 연극, 요리,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초중고 800여개 동아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외국어 체험·전시부문’에는 영어로 운영하는 벼룩시장과 영어 퀴즈대회, 프랑스 음식문화 체험, 중국 먹거리 체험, 일본 전통의상 입어보기 등 미국·독일·프랑스·중국·일본 5개국 문화 체험이 마련돼 있다. 이처럼 다양한 외국 문화 체험을 통해 외국어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체험부문’은 수학, 과학·환경 등 교실 밖에서 재미있는 교과 공부를 해 볼 수 있는 마당들로 꾸며진다.

경연부문의 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으나, 지난해 신설돼 인기를 모았던 체험부문은 35개 마당에서 50개 마당으로 크게 늘었다. 청소년들이 남북한 문제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에서 ‘통일체험마당’을 추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외국어체험의 경우 지난해 관련 영상과 전통음식을 소개하는 정도였으나, 올해는 할로윈 코스프레와 중국 전통의상 입고 차 마시기, 일본 기모노와 유타카 입고 오코노미야키 만들기 등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의 모든 공연 관람과 체험 프로그램 참여는 무료이며, 체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받아 진행된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학생 기자들 동아리 탐방] ① 불암초교 ‘탑 그림’

섈 위 댄스? 예쁜 꽃이 활짝

눈이 부시도록 투명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노래에 맞춰 사뿐사뿐 동작을 선보이는 학생들. 대회를 앞둔 긴장감과 함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이 곳은 서울 불암초등학교 댄스스포츠 동아리 ‘탑 그림’의 연습실인 불암초등학교 예절실이다.

2005년 3월 창단돼 박순선 선생님의 지도 아래 창단 첫 해인 2005년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진 동아리 ‘탑 그림’은 2~5학년 남자 1명과 여자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에 모여 2시간씩 꾸준히 연습해왔고, 대회를 앞두고 부족한 시간은 아침 자습시간을 이용해 보충했다고 한다.

“댄스 스포츠를 하면 평소에 갖고 있던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재미있다”는 2학년 장비단 학생의 말처럼,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하나 동작을 완성해 나갈 때의 만족감은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이면 모른다고. 2학년 오정윤 양은 “단순히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건강해지기도 하고 두 명이 짝을 이루어 하는 운동인 만큼 협동심과 이해심도 길러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댄스 스포츠를 배움으로써 얻는 것은 이처럼 다양하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열심히 하면서 얻는 것들이야 물론 많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의 관중들이 보는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함으로써 누군가의 앞에서 기죽지 않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 온 것에 최선을 다한다면 작년과 같이 좋은 성적은 문제없다고 봅니다.” 박순선 선생님의 말씀이다.

살을 빼고 싶어서, 친구들과 조금 더 친해지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댄스 스포츠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뭉쳐있는 ‘탑 그림’.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글 김영훈/노원고 2학년, 사진 박일호/한세전산고 3학년


[학생 기자들 동아리 탐방] ② 신림중 ‘삼위일체’

풍물 가락에 어깨춤 절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워요!”

모여든 관중들 앞에서 ‘구수한’ 풍물 공연을 마친 한 학생이 들뜬 표정으로 말한다. 신림중학교 풍물 동아리 ‘삼위일체’는 2002년에 창설돼 4년 동안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은 물론 지역사회 행사 공연, 타학교 초청 공연 등을 바쁘게 다니고 있다. 요즘은 공연 일정이 빡빡해 매일 방과 뒤에 남아 연습을 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그러나 공연이 끝난 뒤 장난스럽게 악기를 정리하는 학생들 표정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나온다.

활동이 활발한 동아리일수록 규율이 엄격한 법이다. “동아리 활동하면서 엄격한 선후배 관계 때문에 힘들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단장 최정은 양은 “공연에서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선배가 후배들을 엄격하게 가르쳐야 할 필요도 있겠지만, 워낙 자유로운 분위기이기 때문에 ‘군기’를 잡는 일은 별로 없다”고 한다.

모두 25명으로 구성된 삼위일체는 매년 몇차례씩 정기적으로 동아리 홍보 공연을 펼치고, 후배들이 선배들의 운동장 홍보 공연을 보고 자발적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선배들의 공연 모습에 반해 3학년인 지금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최정은양은 “연습 시간 때문에 학원도 많이 빠지고 엄마도 반대하시지만 워낙 재미있어서 도저히 활동을 그만둘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끔 공연할 때 우리나라의 전통 놀이인 풍물을 무시하는 아이들이 “저런 건 왜 하지?”라며 대놓고 비아냥거릴 때는 속상하고 힘도 빠지지만, 그런 아이들에게는 “한번 배워보라”고 꼭 권해주고 싶다고 한다. 최양 자신도 배우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풍물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전통 악기를 다루는 동아리이기 때문인지, 삼위일체 구성원들의 표정은 유난히 진지하다. 올해 새로 입단한 1학년 학생들은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 첫 참가지만, 선배들이 쌓아놓은 명성에 걸맞게 올해도 꼭 상을 받을 것”이라며 야무진 각오를 다졌다.

글 구은비/여의도여고 1학년, 사진 윤소망/성덕여중 3학년


[학생 기자들 동아리 탐방] ③ 대진여고 ‘일막일장첫구절’

노래와 춤으로 소극장 접수

대진여고 연극 동아리 ‘일막일장첫구절’은 마치 가족같은 분위기다. 엄격한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지도교사 이정수 선생님과 1·2학년 학생 12명으로 이뤄진 대가족이라고 할까. 18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동아리는, 학교 특별활동을 위해 그럭저럭 꾸려진 동아리가 아니라 넘치는 열정과 프로 정신이 돋보이는 ‘소극단’이다. 1989년 이래 매년 정기공연을 했고, 지난해 한국청소년 연극축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수상 경력 또한 화려하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이 가능한 까닭은 무엇일까? 구성원을 뽑을 때 철저히 연기력 위주로 선발하는 것일까? 동아리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연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누구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리 부장인 2학년 송진아 양은 “하루 평균 3~4시간에서 많게는 7시간에 이르는 연습시간, 이미 졸업한 선배들까지 아우르는 선후배간의 돈독한 우정, 그리고 지도 선생님의 열정 덕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학년 이준영양은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려 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년 전미란 양은 “연극을 하며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고, 예전보다 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극 동아리 활동은 구성원들에게 저마다 다른, 그러나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동안 공연한 작품들은 대부분 휴머니즘 코미디로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이번 서울 학생동아리한마당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흩어지고 소외된 가족 구성원간의 만남과 화해를 다룬 30분짜리 <할매의 아바타>라는 창작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준영 양은 “연극 연습할 때 노래와 춤이 생각만큼 잘 안되기도 하고, 무대 준비를 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지거나 연습하다가 쓰러지는 친구들도 있지만, 한마음으로 뭉쳐 공연을 무사히 끝내고 관객들의 갈채를 받는 순간 힘든 기억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말했다.

임나진/서울외고 2학년, 김주희/혜화여고 1학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