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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발레리나 꿈’ 발끝으로 다시 일어설거야

등록 2007-01-21 21:05수정 2007-01-21 21:12

<발끝으로 서다>
<발끝으로 서다>
이국서 힘들게 시작한 발레
넘어지고 쓰러져 아프지만
더이상 울보 제인이 아니야
내가 읽은 한 권의 책 /

십대는 꿈을 꾼다. 그것도 달콤하고 멋진 꿈을.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여기 어린 나이에 부모님 품을 떠나 머나먼 이국 땅에서 꿈의 나래를 펼치는 한 소녀가 있다. 문화가 다른 이들과의 마찰, 가슴앓이, 좌절, 떠나온 곳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눈물…. <발끝으로 서다>(임정진 글, 푸른책들)는 그런 책이다.

이야기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작가가 십수 년 전 우연히 영국에서 발레를 배우는 소녀를 알게 돼 그녀의 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어서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꿈을 이룬 성공 스토리가 아니어서 더욱 감동적이다.

이야기의 서두는 한때 발레리나를 꿈꾸었던 주인공 ‘재인(Jane)’이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오데트’라는 아이와 채팅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인생 선배로서 발레리나를 꿈꾸는 어린 후배에게 자신이 겪은 일들을 조근조근 들려주는 방식이 독특하고 흥미를 돋운다.

영화 <발레 교습소>
영화 <발레 교습소>
재인이네 가족은 수출입 종합상사에 근무하는 아빠 때문에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한다. 뉴욕에 있는 동안 우연히 탭 댄스를 배우러 갔다가 처음 발레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아빠를 따라 한국으로 들어와 초등학교에 다니며 어느 정도 적응했을 무렵, 또다시 쿠웨이트로 떠난다. 재인은 그 곳에서 한때 영국 로열발레단원이었던 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영국 ‘엘름허스트 발레학교’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이런 것을 두고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한다.

열두 살 소녀의 이국 생활은 낯설고 힘들기만 하다. 그렇지만 재인은 그런 괴로움과 외로움을 일기를 쓰면서 달래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차츰 학교 생활에 적응해 간다. 그러는 동안 아빠는 직장을 잃고 사업을 시작했지만, 여의치 못하다. 비행기 값 부담으로 방학 때에도 집에 자주 가지 못하고 친구 집이나 아빠 친구 집 등을 떠돌아다닌다.

그러다 재인은 부모님의 이혼을 알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탓일지도 모른다며 방황한다. 더욱이 그토록 열심히 했던 발레를 포기하라는 선생님들의 말을 듣고,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재능을 가진 줄 알고 피나게 노력했는데,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좌절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발끝으로 서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슬아슬한 인생의 곡예에서 우리는 때때로 넘어진다. 그 절망의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의 색깔이 달라진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나는 서울에 가서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나 졸업했어. 이제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될 거야.’ 그렇게 말하리라 생각하며 창밖으로 내다보았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난 이제 더 이상 울보 제인이 아니었다.”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그렇다. 실패는 ‘또 다른 도전’일 뿐이다.

원유순/동화작가 dar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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