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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습만화 제대로 읽으면 재미 쑥 효과 쑥

등록 2007-02-25 16:01수정 2007-02-25 16:07

학습만화가 쏟아져 나오면서 어떤 만화를 골라 어떻게 익히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 진열대에 학습만화가 빼곡하게 놓여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학습만화가 쏟아져 나오면서 어떤 만화를 골라 어떻게 익히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서점 진열대에 학습만화가 빼곡하게 놓여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해 쉽고 오래 기억 장점 많지만
단순화에 그림 의존도 높아질 수도
작가·출판사 꼼꼼히 따져 고르고
같은 주제 책 이어 읽도록 지도를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주부 김아무개(39)씨는 다른 책보다 만화를 더 좋아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도 학습만화니까 괜찮겠지 뭐…” 하며 위안을 삼아 보지만, 불안감이 꼬리를 문다. 아이가 만화에 길들여져 다른 책은 멀리 하면 어쩌지? 만화책으로 제대로 된 지식이나 교양을 쌓을 수 있을까?

학습만화가 쏟아져나오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 만화가 이미 아이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마당에 무작정 만화를 못 보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좀더 좋은 책을 골라 유익하게 읽는 방법은 없을까?

만화의 장·단점

만화는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은 매체다. 장점으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는 점이 꼽힌다. 공부나 독서에 흥미가 없는 아이도 만화만큼은 술술 읽는다. 그림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어렵고 복잡한 내용도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에 재미를 들인 아이들이 수많은 신 이름과 특징을 줄줄 외우는 모습을 본 부모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또 만화는 아이들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반면, 만화의 장점인 재미가 오히려 학습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과장되게 표현된 부분이나 줄거리에 끌리다 보면 정작 핵심 내용을 건지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만화의 성격상 글은 최소화하고 주로 그림으로 상황을 설명하기 때문에 어휘력 발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만화에만 익숙해지면 글만으로 구성된 책에 대한 흥미를 잃거나, 그림 없이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만화 가운데는 바르고 정확한 지식을 담기에는 불충분한 책도 많은데, 아이들은 만화에서 얻은 지식을 전부라고 여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만화가 편향된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 만화가 갖는 강한 학습효과 때문에 아이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

학습만화 어떻게 고를까?

만화로서의 재미와 학습교재로서의 충실도를 두루 갖춘 책을 골라야 한다. 장삿속으로 외국 작품을 날림으로 번역해 펴내거나 해당 분야 전문가의 감수를 받지 않아 오류가 많은 책도 적지 않다. 따라서 좋은 어린이책을 꾸준히 펴내온 출판사인지, 명성이 있는 작가와 감수자의 손을 거친 책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책을 고를 때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의 만화를 여러 권 동시에 놓고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새롭고 정확한 정보를 주는지, 대사가 너무 단순하지 않은지, 같은 그림이 계속 반복되지는 않는지 등을 아이와 함께 꼼꼼하게 따져본 뒤 사야 한다. 서점에 가기 전에 어떤 책을 얼마나 살지 미리 약속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습만화는 과학이나 역사, 경제 등 지식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지만, 문학의 경우는 다르다. 만화의 특성상 주인공의 이미지가 과장되거나 정형화되기 쉽고 줄거리 위주로 읽게 되면 문학작품의 깊은 맛을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취학 전 어린이나 초등학교 1, 2학년에게는 인지적 측면을 중시하는 학습만화보다는 상상력을 키워줄 그림책이나 동화, 옛이야기를 많이 읽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떻게 읽힐까?

만화 읽기가 더 본격적인 책 읽기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화만으로는 학습하고자 하는 내용을 충분히 얻기 어렵다. 만화는 독서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될 수는 없다. 한 주제의 학습만화를 읽었다면 거기서 그치지 말고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읽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같은 내용이 일반 도서와 만화로 표현됐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비교해볼 수 있고, 만화에서 얻은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더 풍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된다. 또 아이들이 자칫 만화처럼 가벼운 매체에만 익숙해져 본격적인 독서를 기피하는 버릇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만화를 읽은 뒤에는 아이들과 함께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이고, 좋았던 점과 부족하다고 여긴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만화를 보는 안목이 생겨 다음에 새로운 책을 고를 때도 도움이 된다.

만화와 관련해 부모들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아이가 만화에만 빠져 다른 책과는 영영 멀어지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만화에만 매달리는 아이의 경우 그냥 내버려두면 만화만 좋아하게 돼, 다음에 자신이 알고 싶은 분야가 있을 때 만화를 먼저 찾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만화만 읽을 때는 다른 책으로 관심을 돌리게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만화를 사달라고 조를 경우, 만화책 한 권과 함께 부모가 권하는 다른 책도 한 권 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턱대고 만화를 못 읽게 하거나 다른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서 만화에 버금가는 쉽고 재미있는 책을 소개해 주도록 하자.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도움말:강백향 수원 화서초 교사, 이언정 한우리열린교육 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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