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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개념 정확히 이해하고 꼭 써봐야

등록 2007-03-04 17:17수정 2007-03-04 20:38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3번 문항은 물리, 지구과학, 수학 교과 통합형 문제로, 공식보다는 그 공식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이해해야 풀 수 있다.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관측한 태양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3번 문항은 물리, 지구과학, 수학 교과 통합형 문제로, 공식보다는 그 공식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이해해야 풀 수 있다. 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관측한 태양계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정형식 교사의 수학 과학 비타민

얼마 전에 여러 대학에서 논술 모의고사가 실시되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서울대 자연계열 통합논술 모의고사의 내용을 살펴보고 내심 놀랐다. 그동안 중요한 내용인데도 수능이나 모의평가에서 객관식 문항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거의 출제되지 않았던 내용이 논술 문제의 소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자연계열 문항 3번의 제시문을 간략히 요약한 것과 논제 2번이다.

<제시문>

(가) 티코 브라헤의 이야기 - 수 많은 관측 자료를 구함

케플러의 이야기 - 브라헤의 관측 자료로부터 케플러의 법칙을 구함


(나) 뉴턴의 이야기 - 케플러의 법칙으로부터 만유 인력의 법칙을 구함

<논제 2> 태양계에서는 태양이 압도적으로 밝고, 행성의 공전속도는 태양으로부터 거리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 한편 구심력은 회전속도의 제곱과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에 반비례한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태양계의 질량 분포에 관하여 추론하시오.

과학에서 배우는 만유 인력은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내용이지만, 그 관계식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등학교 1학년 과학이나 고등학교 2학년 물리1 단원에서도 만유 인력 법칙의 공식은 배우지만, 정작 만유 인력 법칙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은 대부분의 물리2 교과서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필자도 뉴턴이 만유 인력 법칙을 발견해내는 과정에 대하여 처음 접했을 때, 그의 추론 과정에 큰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다.

논술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원운동에서 구심력이 유도되는 과정에 대하여 자세히 가르치기 보다는 단지, 유도된 구심력의 관계식을 문제에서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더 중요했고, 만유 인력 법칙 또한 그것이 유도되는 과정보다는 그 힘의 관계식을 알고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러나 논술이 대학 입시의 주요 과목이 되면서 어떤 지식보다는 그 지식이 유도되는 사고 과정에 더 중심이 옮겨가게 된다. 마치 수학 교과에서도 어떤 공식보다는 그 공식이 증명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수학이나 과학에서 배우는 많은 지식들을 어떻게 발견되었는 그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한다는 것은 얼핏 더 많은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의 이해는 결국 자신의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매우 중요한 학습 과정이다. 바로 대학에서 논술 고사에서 요구하는 창의력 사고, 논리력 사고가 이것이기도 하다.

위에서 제시된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문제에서 가장 학생들에게 어려웠던 내용은 태양계의 질량 분포를 추론하라는 것이었다. 태양계의 질량 분포는 고등학교 <과학>의 ‘지구’ 단원과 <지구과학 2>의 ‘행성의 시운동과 케플러의 법칙’ 단원에서 다루어지긴 하지만, 단지 지식만을 다룰 뿐, 추론하는 과정은 어디에서도 학습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태양계의 질량 분포를 추론하는 과정은 대학교의 일반 과학에서도 다루어지는 내용이 아니며, 학원에서 그러한 수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바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학 교과에서 배우는 함수의 개념과 미적분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 물리와 지구과학에서 배운 지식과 수학에서 배우는 함수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이 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아무리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였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글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남들이 알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직접 써 보는 것이다. 학생 본인이 직접 글을 쓰고 학교 선생님들께 첨삭을 부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여러 대학에서 실시하는 통합논술을 준비하기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과정을 거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겠다. 첫째, 교과서에서 배우는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둘째, 이를 다른 교과와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꼭 직접 글로 써 보고 첨삭을 받아야 한다.


예시 답안

행성의 공전 속도 는 태양으로부터 거리 의 제곱근에 반비례한다고 하였으므로 다음과 같다.


...... ㉠

구심력 는 회전 속도 의 제곱과 질량 에 비례하고 거리 에 반비례한다고 하였으므로 다음과 같다.


...... ㉡

행성이 원운동할 때, 행성에 작용하는 만유 인력이 구심력의 역할을 하므로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이 식에서 은 행성 안에 있는 질량을 의미한다고 할 때, 거리 에 관계된 함수 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에 ㉠을 대입하면 (상수) 이다.



이것은 거리 이 커지더라도 행성 궤도 안의 질량은 상수라는 것을 의미하므로 수성의 궤도를 고려할 때 구
정형식 교사의 수학 과학 비타민
정형식 교사의 수학 과학 비타민
할 수 있는 태양의 질량과 태양의 금성의 궤도를 고려할 때 태양과 수성의 질량의 합이 같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해왕성의 궤도를 고려할 때 태양~천왕성의 질량의 합이 태양의 질량과 거의 같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태양계에 있는 다른 행성들의 질량은 태양의 질량에 비해 무시될 수 있는 크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숭실고등학교 물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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