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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 수준과 학습지 ‘궁합’ 맞춰봐요

등록 2007-03-18 20:21수정 2007-03-18 20:35

홍지훈(서울 양전초 3학년)군과 어머니 송유진씨는 ‘절실하게 필요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학습지를 활용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송씨는 아이가 매일 일정한 분량을 소화하고 있는지, 실수를 반복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꼼꼼히 살핀다.
홍지훈(서울 양전초 3학년)군과 어머니 송유진씨는 ‘절실하게 필요할 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학습지를 활용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송씨는 아이가 매일 일정한 분량을 소화하고 있는지, 실수를 반복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꼼꼼히 살핀다.
표지 이야기 / 학습지 선택 요령·100배 활용법

올해 초등 3학년인 홍지훈(서울 강남구 양전초교)군의 ‘학습지 경력’은 여느 아이들과 비슷하게 만 6살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군의 어머니 송유진씨는 엉뚱하고 기발한 이야기를 곧잘 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홍군에게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길러주는 학습지가 알맞다고 여겼다. “답을 맞추기 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쪽을 택했다”는 게 송씨의 설명. 그러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그 학습지가 초등 1학년 교과 과정을 다루자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궁금한 게 많아야 흥미를 느끼는 지훈이에겐 선행 학습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여긴 까닭이다.

소문만 믿고 선택땐 후회
학습지별 장단점 비교해 아이 눈높이 맞게 골라야

지난해 가을, 지훈이는 오랜만에 학습지를 손에 쥐었다. 이번에는 문제 풀이 과정보다 ‘결과’에 무게를 두는 학습지를 택했다. 간단한 계산에서 실수가 잦은 지훈이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다. 이웃 학부모들 사이에서 ‘깐깐한 엄마’로 통하는 송씨의 학습지 선택과 관리 원칙은 하나다. “가장 필요할 때,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학습지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송씨의 경우는 학부모의 학습지 선택과 활용면에서 ‘모범 사례’라 하겠지만, 사실 모든 부모들이 이 같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기는 어렵다. 학부모 커뮤니티 ‘아삭’ 운영자인 황미용씨는 “부모들이 학습지를 한 달에 3만원 정도 납입하는 ‘보험’ 정도로 여겨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영어 학원에 보내면서 혹시나 싶어 영어 학습지를 보충하고, 한문이 중요하다고 하면 한문 학습지를 추가하는 식으로 늘려가다가 밀리거나 진도가 처지면 갑자기 중단하거나 아이를 닦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사진 박종식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황씨는 학습지를 ‘선택’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학습지로 효과를 봤다, 방문교사 아무개가 유능하다는 소문에 휩쓸리지 말고, 먼저 해당 학습지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같은 한문 학습지라도 급수 시험에 비중을 둔 것이 있고 생활 한자를 중심으로 표현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 다양한 학습지들의 견본을 미리 받아보고, 업체 쪽 설명도 들어봅니다. 그 가운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고르되 프로그램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방문교사 교육 시스템은 충실한지 따져보고 디자인이나 캐릭터까지 눈여겨 봐야 합니다.”

아이와 학습지의 ‘궁합’도 맞춰 본다. <대치동 유치원 무엇을 가르치나> 등을 쓴 유아교육 전문 저술가 임명남씨는 “학습지 선택 과정에 아이가 배제되면 효과가 반감된다”고 잘라 말한다. 임씨는 “책 읽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는 학습지 안에 ‘이야기’가 풍부한 것이 좋고, 반복을 싫어하면 교재와 교구가 다양해 꾸준히 흥미를 유발해야 하며, 만화나 놀이 중심 교재가 유치하다고 여기는 조숙한 아이에겐 상식을 넓혀주는 읽을거리가 학습 의욕을 북돋울 것”이라며 “반드시 아이의 의견을 반영해 학습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습지 선택 도움되는 온라인 학부모 커뮤니티
학습지 선택 도움되는 온라인 학부모 커뮤니티
선택 뒤엔 매일 일정량씩…
수학은 틀린 문제 중심으로
영어는 직접 표현해야 효과적

한 번 선택한 다음에는 일단 여유를 갖고 지켜본다. 전문가들은 방문 학습지의 강점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데 도움이 되고 △단계별, 수준별, 학년별 등으로 세분화된 프로그램 덕택에 아이의 현재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 동안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방문교사는 아이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모르는 것을 설명해주거나 새로운 개념을 아이 눈높이에서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교사가 오지 않는 날에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학습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학과 같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도록 구성된 학습지의 경우, 부모가 먼저 채점한 뒤 방문 교사가 머무는 10~15분 동안은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영어 학습지의 경우 아이가 하루에 단 10분씩이라도 테이프를 듣고 직접 표현하도록 해야 학습 효과가 나타난다.
아이에게 취약한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반복 학습을 강요하기 보다는 학습 수준을 한 단계 낮추거나 학습량을 조절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까지 고려해야 한다. 황미용씨는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며 ‘진도’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부모로선 인지상정이지만, 같은 아이도 하루에 5장이 너끈하던 아이가 3장을 힘겨워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가 힘겨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부담을 덜어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 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방문 교사들이 꼽는 ‘학습에 도움 안되는 부모의 말’

“○○는 이거 다 알아요. 다음 단계부터 시작해 주세요.”
수준별 학습지는 아이 실력의 60~70%선에서 시작하는 것이 학습 의욕을 높이고 성취감을 준다.

“오늘은 ○○이가 바빠서 못하겠어요. 선생님, 다음에 오세요.”
아이 일정의 우선 순위에서 학습지가 맨 끝이라는 얘기다. 규칙적인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학습지가 애초 취지를 못살리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학습지를 계속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하고, 약속을 미루는 것이 습관이 됐다면 고쳐야 한다.

“○○이 선생님은 수업을 너무 재미없게 해.”
아이 듣는 곳에서 방문교사 흠 잡지 말라. 아이도 교사를 얕잡아 보고 금세 학습을 게을리한다. 설령 다른 교사로 교체하는 경우라도 끝까지 험담을 자제한다.

“○○아 선생님 오셨다, 상 펴라~!”
방문교사가 집에 머무는 시간은 10~15분에 지나지 않는다. 널린 장난감 치우고 텔레비전 끄고 책 펴면 몇 분이나 남는가. 약속된 시간이 다가오면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라. 방문 교사도 사람이라, 이런 경우 더욱 열심히 가르치게 마련이다.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세요.”
경험이 풍부한 방문 교사는 짧은 시간 안에 아이의 특성을 파악한다. 그러므로 고민거리나 궁금한 점을 자주 묻고 상담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구체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록 교사도 열의를 갖게 된다.

이미경 기자, 도움말=한솔교육문화연구원

표지사진 / 학습지를 선택할 때는 제품별 특징과 아이 특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선택 과정에 아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학습효과가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표지사진 / 학습지를 선택할 때는 제품별 특징과 아이 특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선택 과정에 아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학습효과가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연구·개발자가 말하는 우리 학습지 특징은…

‘한솔 신기한 시리즈’ 정유경 한솔교육문화연구원장=한글나라, 수학나라, 영어나라 등 한솔의 ‘신기한 시리즈’는 아이들의 발달 연령에 맞춰 과학적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교구와 교재를 갖고 놀면서 개념을 이해하고 사고하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끈다. 한솔의 방문교사는 일반 학습지 방문교사에 견줘 ‘관리’보다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학습량이나 진도를 확인하기 보다는 아이의 언어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돕는다. 그래서 부모와 교사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웅진 씽크빅’ 신원섭 팀장=씽크빅 수학은 풀이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수 개념을 익히고, 추상적 사고 과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초등 고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출제되는 문장제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된다. 교재와 더불어 다양한 교구도 제공되기 때문에 단순한 반복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씽크빅을 선호하는 편이다. 씽크빅 한자는 급수 시험보다는 생활 한자들을 중심으로 궁극적으로 국어 표현력을 높이는 학습을 지향한다.

‘교원 구몬학습’ 박형준 구몬학습연구소 연구원=구몬 수학은 연산 능력을 다지는데 중점을 둔다. 초등 저학년 때부터 연산 연습을 하면 학년이 높아져 미적분 등 복잡한 수식을 다룰 때 더욱 효과적이다. 한자는 한 글자씩 쓰기보다 ‘단어’로 익히고 난이도별로 세분화해 급수 시험에 유리하도록 돼 있다. 구몬의 연산은 부모들이 배웠던 방법과는 다른데, 회원 부모들이 아이의 학습을 돕는 과정에서 종종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을 동원해 아이가 혼란을 느끼는 경우를 본다. 학습량은 관리하되 아이 스스로 학습하도록 이끌어 주셨으면 한다.

‘윤선생영어교실’ 정혜수 국제영어교육연구소 연구원=윤선생의 강점은 세분화된 교육 과정과 ‘녹음 학습법’에 있다. 아이 수준과 능력에 따라 교육 기간, 커리큘럼이 모두 다르다. 영어는 특히 매일 듣고 따라 말하고 표현해야 효과가 있다. 윤선생의 녹음 학습 프로그램은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습관이 들고 재미를 붙이면 두 배, 세 배 학습 효과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말하기·듣기 대회나 캠프 등을 통해 자극도 받고, 동기부여 기회를 가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유니북스 튼튼영어’ 정숙명 편집본부실장=튼튼영어는 특히 영어를 처음 접하는 유아들이 일상 속에서 놀이처럼 영어를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밥 먹을 때, 아이 깨울 때, 잠자기 전 테이프를 들려주면서 자연스런 환경에서 아이가 영어를 또 하나의 언어로, 자기표현 도구로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게 좋다. 정리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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