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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어떤 영어시험 준비하나” 혼란

등록 2007-04-22 21:40수정 2007-04-26 09:50

토플 시험방식 비교
토플 시험방식 비교
학부모들 “외고 입시 토플 제외 결정 잘했지만…”
누리꾼 댓글 와글…
외고들, 토익·텝스 등 활용방침

2009년부터 외국어고 입시에서 토플을 제외하기로 한 결정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가운데, 외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초·중학생들이 이젠 무슨 시험을 봐야 할 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학부모 이정희(34·경기도 과천)씨는 “초등 6학년 딸 아이가 일찌감치 외고로 진로를 결정하고 2년째 토플 공부를 하고 있는데, 모든 게 헛수고가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중1 자녀를 두고 있는 김희진(37)씨는 “중학교 수준에 맞지 않는데다 비싼 응시료를 내고도 시험 치기가 힘들었는데 현명하게 결정한 것 같다”며 반겼다.

특목고 전문학원이나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이번 결정에 대한 댓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토플 제외가 적절하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영어인증시험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궁금하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영어전문업체들과 학원들은 토익(TOEIC)이나 텝스(TEPS), 토셀(TOSEL) 등 다른 영어인증시험 강좌 개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토익, 텝스, 토셀, 펠트(PELT) 등 토플과 함께 외고에서 인정해주던 시험을 치르던 기관들도 응시자들이 늘 것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펠트를 주관하는 한국외국어평가원의 권성구 대리는 “연간 20만명 정도의 초·중학생이 시험을 봤는데 올해부터는 상당히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희 전국 외고교장협의회 회장(과천외고 교장)은 “영어에 소질이 있는 학생을 어떻게 선발할지, 선의의 피해자가 없는지 등을 시·도교육청과 논의해 보완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외고들은 다만 기존의 다른 영어시험은 그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정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외고들이 다른 영어시험을 제시하면 사교육 조장 여부, 중학교 교육 정상화 여부 등을 감안해 전형에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9년 외고 입시안은 오는 12월에 확정된다.

박창섭 최현준 기자 cool@hani.co.kr



ETS, 토플 응시 가능인원 2배로 늘렸지만...
미 대입서 불이익 우려 PBT 큰 폭 늘어

램지 부사장
램지 부사장
신뢰성·교재 절판 문제

‘토플 대란’과 관련해 미국교육평가원(ETS)이 2007년 한국 토플시험 응시 가능인원을 7만명 늘어난 13만4천명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이미 폐지된 지필고사(PBT) 방식 시험을 크게 늘리는 것이어서, 지필고사 응시자들이 미국 대학 입학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교육평가원의 폴 램지 수석부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필고사(PBT) 방식으로 5만명, 인터넷고사(iBT) 방식으로 2만명의 응시생을 추가로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필고사는 오는 12월 전까지 5차례 실시되며, 인터넷고사는 추가로 6차례(모두 45차례)가 더 치러진다. 램지 부사장은 “한국 응시생들에게 사과한다”며 “한국만을 위해 5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새 인터넷 홈페이지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응급처방으로 내놓은 지필고사 방식에 대해 김선숙 이익훈어학원 원장은 “지필고사는 실제 영어능력과 점수가 비례하지 않아 미국 대학들의 입학사정 때 인터넷고사에 견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미국 대학이 이들 시험 방식을 모두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필고사에는 말하기 평가가 없는데다 ‘점수 인플레이션’으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점에서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램지 부사장은 “만약 미국 대학에서 지필고사 점수를 인정받지 못해 진학에 어려움이 있다면 인터넷고사를 볼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토플 한국 홍보사인 에델만의 박진희씨는 “(내년에는) 수요를 봐서 지필고사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에도 지필고사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교육평가원 쪽은 인터넷고사 시험장을 4년제 대학뿐 아니라 2년제 대학에서도 확보할 계획이지만, 불리한 계약조건 탓에 대학들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고사 방식으로 공부해 오다 교재마저 절판된 지필고사를 공부하는 것도 문제다. 시험준비생 정종규씨는 “두 가지 공부 방법을 병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교육평가원 쪽은 지난해 치러진 전 세계 토플시험 가운데 인터넷고사 비율이 85%, 지필고사는 15% 정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처럼 아예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고 있는 나라는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뿐이다.

김남일 유신재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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