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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그래피티로 ‘일탈’을 꿈꾸다

등록 2007-04-24 17:53

스프레이를 이용해 나무 합판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글자와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스프레이를 이용해 나무 합판에 자신이 그리고 싶은 글자와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동아리투어] 부천 시온고 그래피티 동아리 <일탈>
‘그래피티’하면, 힙합(Hip-pop)하는 사람들이 주로 벽에 그리는 그림이나 낙서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거리축제나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봤을법한 그래피티를 주제로 활동하는 고등학교 동아리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일탈> 일상생활의 틀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꿈꾼다

부천 시온고등학교 그래피티 동아리 <일탈>은 21일, CA시간을 이용해 산울림청소년수련관에서 올 들어 첫 스프레이 연습을 했다.

이날은 서태지, 휘성, 양동근 등 가수 뮤직비디오와 KBS뮤직뱅크, MBC 생방송 화제집중, 영화 ‘S다이어리’, ‘내사랑 싸가지’ 등의 그래피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지성진(www.graffiti.or.kr/)씨가 직접 강의를 했다. 선, 면 그리기, 그라데이션 등 도안 작업부터 스프레이 사용법까지. 첫날인 만큼 기초부터 탄탄히 다졌다.

올해로 6기 신입생을 맞은 <일탈>은 1학년 16명, 2학년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선배보다 신입생이 더 많아서인지 아직은 어색한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나무 합판에 스프레이 작업을 하면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발랄해 보였다.

그래피티(graffiti art)는 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을 말한다. 어원은 '긁다, 긁어서 새기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graffito'와 그리스어 'sgraffito'에서찾을 수 있다.

그래피티의 유래를 찾아 보면 뉴욕의 할렘에서 시작된 것으로, 주로 사회반항적이거나 인종차별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있는 그림들이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온고등학교의 동아리명도 그래피티의 유래와 어울린다. 부장을 맡고 있는 백주영(고2)양은 “'일탈'은 그래피티 동아리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일상생활의 틀에서 벗어난 우리들만의 자유를 만끽한다는 뜻이에요”라고 설명했다.

부천 산울림 청소년 수련관에서 동아리 활동 지원

<일탈>은 학교보다는 지역사회기관과 협력해 활동하고 있다. 그래피티의 특성상 스프레이(라카), 합판 등 물품마련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재정지원이 필수고, 스케치작업을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아리가 생긴지 6년이 됐지만, 아직 학교에서 정식 동아리로 인정을 해주지 않아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방과 후에 도안그리기 연습을 진행하고 CA시간에는 지역의 청소년시설을 이용한다. 지난해까지는 부천시종합사회복지관에 소속돼 있다가 올해부터 산울림청소년수련관으로 오게 됐다.

일탈 부원들은 산울림청소년관에서 마련한 라카와 합판을 가지고 각자 개성을 표현한 그래피티를 선보였다. 비록 연습이지만, 텍스트와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일탈 부원들은 산울림청소년관에서 마련한 라카와 합판을 가지고 각자 개성을 표현한 그래피티를 선보였다. 비록 연습이지만, 텍스트와 그림을 열심히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부천문화재단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은 부천시에서 지원하는 예산과 수련관 자치 동아리 지원금을 바탕으로 댄스, 보컬, 마술, 코스프레, 그래피티 등 청소년동아리 활동을 돕고 있다.

고영진(29) 청소년지도사는 “학교의 자치활동을 활성화하고, 건전한 청소년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자 학교 동아리와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수련관에 소속된 동아리가 정규 CA수업시간이나 방과 후에 연습하도록 장소와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전문 강사 인력도 배치했다.

그는 “현재 그래피티 동아리는 시온고 뿐이지만, 장기적으로 연합동아리 형태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CA수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아리 워크숍이나 봉사활동, 하반기에는 그래피티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일탈> 부원들은 새로운 연습공간이 마음에 든다. 시 예산 지원도 많이 되고, CA시간외에도 수련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연습시간도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무엇보다 전문 강사에게 교육을 받고, 수련관에서 진행하는 축제에도 참여할 수 있어 좋다.

실력 쌓아 정식동아리로 인정 받고싶어

부천 시온고 그래피티 동아리 , “연습 열심히 해서 학교에서 정식동아리로 인정 받을 거예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부천 시온고 그래피티 동아리 , “연습 열심히 해서 학교에서 정식동아리로 인정 받을 거예요”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전나영(고1)양은 친구의 권유로 동아리에 들어왔지만, 막상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또한 전문 강사가 사진을 보여주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기에 더 쏙쏙 들어왔다. 그는 “<일탈>친구들하고 친목 다져서 축제준비도 잘 할 거예요”라며 웃어 보였다.

<일탈>은 1년에 두 번 그래피티를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중 타나(Tana)라는 축제는 부천시에는 다른 동아리와 함께 참가하는 큰 행사이다. 동아리마다 축제 주제 맞는 작품이나 공연을 준비해 와서 선보이는 것으로, 작년에는 1~2시간동안 그래피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연회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싶다는 정재윤(고1)양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그림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됐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배웠지만, 손으로 그리는 그림과 달리 스프레이 작업에서 또 다른 매력이 느꼈다. “라카로 그리면 방향이나 힘 조절을 잘 해야 해서 더 조심스럽지만 재밌어요. 실력 쌓아서 그래피티 축제 때 1등 했으면 좋겠어요.”

백주영(고2, 부장)양은 “몇 년 전부터 학교 축제 때 그래피티로 배경을 그려줬더니 동아리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것 같아요. 올해 수련관에서 더 실력을 쌓아서 내년에는 반드시 학교에서 정식 동아리로 인정받도록 할 거예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그래피티 문화가 사람들에게 더욱 친근한 문화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새로운 공간에서 더 큰 도약을 꿈꾸는 <일탈>, 그들의 비상을 기대해 본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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