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면접부터…‘정답없는 질의-응답식’으로 창의성 평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신입생 선발이 2008학년도부터는 기존의 성적 위주에서 인성과 창의력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그동안에는 인성 면접에서 탈락자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인성·창의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큰 변수가 된다.
26일 이 대학에서 발표한 새 입시안을 보면, 1차 전형은 서류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해 신입생 정원의 2~2.5배를 선발한 뒤 2차 전형에서 인성, 창의성, 리더십, 사회성, 봉사정신, 특정분야 영재성, 표현력 등을 종합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다.
장순흥 부총장은 “지금까지는 내신성적, 각종 경시대회 성적, 전문성 평가 위주로 학생을 선발했다”며 “이번 입시부터는 인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선발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계량화하기가 쉽지 않은 인성평가는 여러 교수들로 평가단을 꾸려 객관화할 방침이다.
1차 서류심사는 현행대로 고교 내신과 학교생활기록부, 공인 영어성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으로 평가한다. 2차 면접은 그동안 문제 풀이 능력을 측정했던 방식을 확 바꾼다. 정답 없이 다양한 답을 유도하는 문제를 내고, 면접관이 질문하고 응답하도록 해 창의력, 문제 파악력 등을 살핀다는 것이다. 카이스트 교정이 아니라 과학고 등을 찾아가서 면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탈락자가 없었던 인성 면접은 따로 하지 않는다.
장 부총장은 “과학 인재들이 암기식 주입식으로 문제 풀이에 매달리다 보니 창의력을 잃고 있다”며 “입학할 때 성적보다 사회에 진출했을 때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새 입시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카이스트 입학 정원은 700여명이며 과학고 학생들이 70%를 차지하는데, 이 중 80%가 고교 조기 졸업생이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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