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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주의력 결핍·충동적 행동, 사랑으로 안아줘야

등록 2007-05-06 15:09

학습 클리닉 /

고등학생 기훈이는 상담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몹시 분주했다. 이야기 하다말고 책상 위에 놓인 컴퓨터를 작동시켜 보기도 하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하긴 했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떠오르는지 화제는 쉴새없이 달라졌다. 기훈이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진단을 받았다.

ADHD는 주의산만·과잉행동·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데, 보통 7살이 되기 전에 그런 특징들이 나타난다. 아주 어릴 때부터 밤낮이 바뀌어 부모를 힘들게 하거나,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분주하게 이곳저곳 돌아다녀서 다치는 일도 많다. 학교생활을 할 때는 가만히 앉아 수업도 들어야 하고, 학급의 질서나 규칙도 지켜야 하는데 그런 것을 너무 힘들어해 의도치 않게 문제아가 되는 경우도 많다.

기훈이도 중학교보다 규율이 엄해진 고등학교 생활이 지옥 같다며 자퇴를 하고 싶어 했다. 성적도 많이 떨어졌다. 이런 기훈이에게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점부터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었다. ADHD 증상의 특징을 설명하고 기훈이와 가족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칫 지나치게 절망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이와 반대로 마치 무슨 면죄부라도 받은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 상담학부 교수
신을진/한국싸이버대 상담학부 교수
설명을 할 때 가장 초점을 두는 부분은 ADHD 학생의 산만함, 충동성이 조금만 신경 쓰면 어찌해볼 수 있는 그런 특징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감기에 걸리면 하기 싫어도 기침이 나오는 것처럼, 다리를 다치면 빨리 뛰고 싶어도 뛸 수 없는 것처럼 쉽게 통제가 안 되는 부분인 것이다. 안쓰럽게 보아야 할 부분이지 야단을 치거나 꾸지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자는 것은 아니다.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고, 증상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행동 훈련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치료도, 변화도 가능하다. 시간은 다소 걸릴 수 있다. 치료가 시작돼도 한동안 기훈이는 여전히 산만하며 준비물도 종종 제대로 챙겨가지 못할 수도 있다. 진득하니 공부하는 시간도 갑작스레 늘지는 않을 것이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상당한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같은 편이 되어 응원해 줄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학교 상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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