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누구에게나 통하는 공부법은 없다

등록 2007-05-27 15:29수정 2007-05-27 15:32

이범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이범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이범의 거꾸로 공부법/

나는 서점에 가도 ‘처세서’ 코너에는 가지 않는다. 처세서보다는 인문사회서적이나 문학서에서 퍼올릴 가치가 더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지혜의 통조림’들을 보고있노라면 그 과도한 단순화와 일반화에 숨이 막히기 때문이다. 처세서 못잖은 게 ‘학습법’ 책들이다. 공부법을 일반화해 ‘이런 방법이면 당신(또는 당신 자녀)도 공부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이들이 처세서의 성공원칙들대로 모두 수행하지 않은 것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공부법 책대로 공부하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는 학생들 100명을 심층취재해 펴낸 책인 <한국의 공부벌레들>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쉬는 시간에 영어단어를 외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냥 노는 학생도 있고, 수학 문제도 풀릴 때까지 끈기있게 파고드는 학생이 있지만, 좀 궁리하다가 안 되면 풀이집을 보는 학생도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지 못해요’, ‘공부할 때도 늘 이어폰을 끼고 있어요’ 라고 푸념한다. 난 뜨끔하다. 왜냐하면 나는 고3 시절까지도 공부할 때마다 이어폰을 꽂고 록음악을 들었다. 내게는 이것이야말로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최적화된 공부방법이었던 것이다.

요컨대 공부 잘 해주도록 하는 ‘보편적 공부법’이란 없다. 공부법은 학생 개인의 체질과 과목별 학습능력, 학습성향, 동원 가능한 공교육·사교육 자원, 다른 과목과의 균형, 과거의 독서 및 학습이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부법에서 ‘힌트’를 얻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결국은 자신의 ‘감각’과 ‘땀’을 믿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학부모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녀들이 자신의 공부스타일을 만들어갈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특히 공부스타일을 확립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시기는 중학교 시절인데, 전국의 많은 중학생들이 자신만의 소중한 공부법을 확립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학원을 뺑뺑이 돌고 있다.

현실적 타협책을 제시한다면, 전과목을 철저히 관리해주는 학원에는 절대로 보내지 말 것을 권한다. 학원의 도움을 받는 과목은 아무리 많아도 두 과목 이내로 한정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게 훨씬 가치있지 않은가. 더구나 공부법은 부모한테서 전수받을 수 없기에 부모는 자녀가 물고기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잡아보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봐줘야 한다.

이범 와이즈멘토 이사, 곰TV 과학 강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