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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말’ 하기보다는 ‘말’ 들어주세요.

등록 2007-06-10 14:32수정 2007-06-10 14:35

한국코칭센터 대표
한국코칭센터 대표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

한 수 가르치려는 생각

아는 분의 경험담이다. 평소 대화가 별로 없던 중 2 아들이 어느 날 집에 와서 아버지에게, “친구 아버지가 은행에 15년 이상 다니셨는데, 대학을 못 나오셨기 때문에 승진이 어느 이상은 안 된대요.”라며 “너무 심한 거 아니예요?” 하더라는 것이다. 아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버지가 말했다. “야, 내가 왜 만날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지 이제 알겠냐?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의 큰 조건을 결정해 버릴 수는 있는 거란 말이다.” 하며 이 때다 싶어 훈계를 잔뜩 늘어놓았다. 그러자 아들은 “하여간…. 아빠하고는 대화가 안 된다니까!” 하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꽝 닫아버리더라는 것이다.

이 때 아버지가 조금만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을 참고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듣는 데 집중을 했다면 대화의 결과는 어땠을까? 그 얘기를 꺼낸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놀라움과 함께 부당하다는 느낌 등이 들어 있을 것이고, 어쩌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교차했을 수도 있다. 부모는 그것을 표현하도록 이끌어주고 공감해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느끼고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대화를 아이의 성장 기회로 삼기보다 자기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장으로 만들어버린다. 부모의 관점에서는 정말 옳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지만, 미안하게도 아이들에게는 뻔한 말, 늘 듣던 말, 부모의 의도대로 조정하려는 말일 뿐이다.


보통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고 훈계를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부모로서 뭔가 한 듯한’ 느낌을 갖는다. 자신의 ‘에고’(ego)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이들의 얘기를 그대로 들어주고 공감해주려면 부모가 할 말을 참고 아이의 감정을 따라가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그렇게 되면 거꾸로 아이의 에고가 충족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부모가 훈계나 조언을 많이 하는 것은 사실 그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율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자녀를 조정하는 역할을 열심히 하는 부모가 많다. 거기에는 자녀는 나보다 못한 존재라는 매우 정태적인 사고가 깔려 있다. 물론 아이들이 부모보다 경험과 지식, 지혜가 부족하지만 그 내면에는 많은 잠재력이 존재한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해답은 그 사람 내부에 있다’는 것이 코칭의 철학이다. 우리가 조언하기를 멈추고, 그들의 잠재력을 믿어주면 그 내면의 가능성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법이다.

자녀를 조정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해보면 어떨까? 부모가 코치가 된다는 것은 아이들도 그 안에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고 조금만 도와주면 스스로 더 깊게, 더 크게 판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코칭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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