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은 129일밖에 안남았는데 자고나면 날벼락 입시제도···
벌써 4년째 시달렸습니다. ‘저주받은 89년생’ 심정 아세요?
“저는 89년도에 태어났어요. 올해 고3이죠.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가 89년에 태어난 걸 이렇게 후회하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막 기말고사가 끝났어요. 홀가분하냐고요? 천만의 말씀이예요. 기말고사 보기 며칠 전에 내신을 50%로 올린다고 했는데, 또 말이 달라졌잖아요. 이젠 거의 포기상태예요.
우리가 중3 때 2008학년도 새 대입을 발표했지요. 입시제도를 고치려면 3년 전에 개정안을 내야 한다면서요? 수험생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배려라고 하는데, 그러면 뭐해요. 3년 내내 계속 바뀌었는데…, 법이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닌가요?
고1 때 정말 힘들었어요. ‘전쟁’이 따로 없었어요. 선생님들은 첫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말했죠. ‘너희들은 이제 학교 수업만 잘 들으면 대학 갈 수 있다.’ 수능 시험을 12번 치는 것처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잘 봐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그 말을 믿었어요.
첫 중간고사를 치를 때 정말 분위기 살벌했어요. 어떤 애들은 교과서나 노트를 잃어버리기도 했어요. 누가 훔쳐갔겠구나 짐작은 되지만, 대놓고 싸울 수는 없었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최악의 상황이었어요. 어떤 학교에선 중간고사 중에 커닝하다 걸렸다고 5층에서 뛰어내려 죽기도 했대요.
언젠가부터 애들 사이에 이상한 문자가 돌기 시작했어요. ‘저주받은 89년생, 7일 광화문에서 모입시다’라는 메시지였죠.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나가면 알아서 하라고 엄포를 놨어요. 다른 애들도 쫄았는지 정작 당일에는 많이 안모였더라구요.
1학년 내내 중간고사랑 기말고사 치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겨울방학 때 보니까 35명이었던 반 애들이 28명으로 줄어 있더라고요. 자퇴하고 필리핀에 간 친구도 있고 내신 잘 받겠다고 실업계로 옮긴 애도 있었어요. 필리핀에 간 친구는 그곳에서 대학 2학년까지 다니다가 연고대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해요. 필리핀에 그런 아이가 많다고 하더군요.
한 친구는 내신이 좋지 않자,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준비해 작년에 대학에 들어갔어요. 올해부턴 검정고시 출신자도 수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되어서 제 친구는 자퇴하고 패션디자인과를 알아보고 있어요. 그 친구는 ‘교복 입고 다니고 수학여행 가는 것을 볼 때는 부럽기도 하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해요. 저도 자퇴를 할까 생각을 해봤지만…. 지금은 빼도 박도 못하잖아요.
제 목표요? 당연히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데 2학년 때 다른 얘기가 나오더군요. 그러니까 작년 9월에 서울대가 2008년 전형계획을 발표했는데요, 글쎄 논술 반영 비율을 30%까지 늘린다고 한 거예요. 다른 대학들도 그렇게 하겠다고 신문에 나오더군요. 엄마가 논술 과외가 필요한 거 아니냐고 물었어요. 2학년 겨울방학 때 비싼 논술그룹과외를 받기도 했어요. 서울에 있는 대학 들어가려면 논술을 해야 한다는데, 어쩔 수 없었죠.
하지만 3학년이 되기 전에 다시 한번 ‘배신’을 당했어요. 고려대가 수능만으로 정시 모집정원의 50%를 뽑는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대입전략을 들을 때, 수능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갑자기 이게 왠 날벼락이예요.
내신 준비 착실하게 하던 애들이 엄청 분노했어요. 그런데 교육부가 가만 있더라구요. 그 뒤에 제가 가고 싶은 서울의 대학들이 모조리 고려대처럼 수능우선선발전형을 만들어 발표했어요. 이대는 내신1등급부터 4등급까지 만점준다고까지 했죠. 한마디로 ‘배신’을 때린거죠. 그제서야 교육부가 난리를 치더만요. 지금은 숨을 죽이고 어떻게 되나 그저 쳐다보고만 있죠.
우리 생각요? 아이들마다 달라요. 지금까지 고생해 내신 1~2등급 받아놓은 아이들은 교육부 편이죠. 그렇지 않는 아이들은 수능으로 다시 한번 기회가 있으니 대학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해요.
그나저나 큰일 났어요. 내신이 겨우 3등급이거든요. 선생님은 조금만 더하면 2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나요. 2등급 받은 애들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어요. 내 노트를 보고 친구가 나보다 성적이 좋으면 그 친구 때문에 내가 밀려난는 생각이 들고…, 걔들 중 하나만 떨어지면 내가 올라갈 수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빤한 계산을 하고 있는 날 보면 한심하고 착잡해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나도 대학엘 가야하는데.
요즘은 이래저래 짜증만 나요. 나는 2등급에 가까운 3등급인데, 4등급이나 마찬가지인 3등급과 같은 취급받아 기분 나쁘죠. 80점이나 60점이나 같으면 기분 좋겠어요? 솔직히 우리학교보다 떨어지는 학교 3등급이랑 같은 취급 받는 것도 짜증나요.
선생님들도 믿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들이 한번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 우린 죽어나요. 저번 중간고사에는 영어 100점이 100명을 넘었어요. 1, 2등급이 사라졌죠. 저는 3개 밖에 안 틀렸는데 5등급이예요. 내신이 중요하다고 한 게 언제라고, 3학년에 올라오니까 모의고사 등급 올리라고 채근하더군요. 그러더니 얼마전에는 마지막까지 내신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학원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학교에선 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며 뚝심있게 수능 준비를 해온 친구 녀석이 부러울 따름이죠.
오늘로 수능시험 129일 전이예요. 교육부와 대학이 싸우는 중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우린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는 건가요? 어른들 싸움에 우리만 죽어나는 것같아요. 대학 08학번 되기 정말 힘드네요. 제발! 우리 그냥 대학가게 해주세요, 네?”
수능 · 논술 · 내신 ‘나만의 삼각형’ 완성을 고 1 · 2 대입 성공전략
2008학년 대입을 고3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고 한다.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잘 해야 한다는 제도의 무게가 아이들을 짓누르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고3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험생이 될 고1, 2들이 치를 대입의 기본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그 삼각형이 반드시 ‘정삼각형’은 아니다. 목표대학을 설정하고 내신, 수능, 논술에 대한 ‘준비 정도’를 잘 살펴 자신만의 삼각형을 완성해 간다면 목표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말한다. 곧 나를 알고 대학의 전형을 살펴 목표대학을 설정하는 ‘지피지기’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한테 맞는 삼각형을 만드는 일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투스 입시정보실 유성룡 실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중만 할 뿐 선택을 하지 않는다”며 “선택이 없는 집중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좋은 결과를 낳기도 힘들다”고 했다. 선택을 할 때 두가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자신있는 영역 따져본 뒤 ‘선택과 집중’ 적절히 배분 목표대학 맞춰 비중 조율 첫번째는 내신, 수능, 논술을 놓고 수험생 스스로 자신있는 영역을 찾는 것이다. 두번째는 목표대학이다. 자신있는 영역에 대한 반영비중이 높은 전형이 있는 대학을 찾아내 목표대학과 전형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학습 에너지를 적절히 분산하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름방학은 그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최적의 기회다. 고1 학생들에게 필요한 삼각형을 설정한다면 ‘내신’ 각이 큰 직각삼각형이다. 내신에 기초를 둔 공부전략을 펴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은 중간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드러난 취약과목을 보충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하는 1학년의 학습이 탄탄하지 않으면 2학년의 선택심화과목을 소화하기 어렵다. 수능의 뼈대를 이루는 것도 1학년 때 배우는 개념들이다. 1학년 때 내신을 잡지 못하면 2학년에 올라가 내신과 수능에서 이중고를 겪는다. 서울 강동청산학원 입시전략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들은 모두 훌륭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진도 나가지 않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정독한다면 수능과 논술까지 대비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고1 학생들은 인문계와 자연계 선택을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진로와 적성을 감안해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학교에서 치른 진로적성검사를 활용하거나 그걸로 부족하다면 다양한 종류의 적성이나 흥미검사를 여러 차례 해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유 실장은 “2008년 새 입시제도는 인문계와 자연계의 입시전형이 완전히 다르다”며 “선택 자체가 입시전략과 공부전략을 결정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자연계를 선택할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에 수학에 좀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공통수학의 내용을 점검하고 고2 때 배울 수학1와 수학2에 대한 선행학습도 하면 좋다. 고1 중위권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주요과목을 보충해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국어와 영어만이라도 기초를 다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어와 영어 과목은 모든 대학이 전형요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부할 과목을 최대한 좁혀 공부하는 게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고2 학생들에게는 ‘수능’ 각이 큰 직각이등변삼각형 꼴을 만드는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수능 중심으로 이전하는 공부전략을 세우는 게 핵심이다. 유 실장은 “고2의 경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수능형, 내신형으로 나눠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본적으로 학생들은 내신, 수능, 논술을 다 준비해야 하는 정시를 목표로 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렇지만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수능에 대비하는 학습의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2 중상위권은 학력평가나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활용해 수능의 실전감각을 익혀야 한다. 상위권은 지금까지 본 모의고사 결과나 오답의 종류를 분석해 취약점을 찾고 그에 대한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은 비문학, 고전시가, 현대문학 등으로 세분화시킨 뒤 약한 부분에 집중하는 학습을 하는 것이다. 고2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진학 목표대학의 목록을 손에 쥐고 전형요소를 분석해 집중해야 할 전형요소가 무엇인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능, 내신, 논술에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를 적절히 안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09학년도 수시 2학기 지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수시와 정시의 모집인원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수시를 대비한 학습은 이제 ‘필수’나 마찬가지다. 수시에서는 주요 대학의 경우 논술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수시 논술과 정시 논술의 형태가 같은 점을 고려해 논술 준비를 하더라도 정시까지 내다보면서 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수능우선선발’ 한우물 파다간 위험! 고3 괴롭히는 3가지 고민
고3 수험생을 괴롭히는 것은 교육부와 대학의 ‘말바꾸기’만이 아니다. 새롭게 도입된 전형요소나 전형방법에 따른 혼란도 만만치 않은 괴로움이다. 수능우선선발전형, 논술의 확대와 자연계 논술의 도입, 수리영역의 선택 등을 수험생들은 ‘3대 난제’로 꼽는다. 하지만 대교협 상담교사단으로 활동하는 현직교사들은 “겁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수능우선선발전형이 수험생들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지난 2월 고려대가 처음으로 정시 모집정원의 50%를 수능만으로 선발하겠다고 했고, 주요 대학들도 비슷한 전형을 도입했다. 서울 영등포여고 최병기 교사는 “수능우선선발제도 도입 자체를 놓고 수능이 입시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다른 전형요소를 소홀히 하면 절대 안된다”고 했다. 수시가 전체 모집정원의 1/2을 차지하는 점을 볼 때, 수능만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은 전체의 1/4을 넘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망학교 논술정보 꼼꼼히 살피고
자연계 ‘수리’ 가산점 여부 확인을
서강대의 경우 정원의 12% 정도만 수능우선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최 교사는 “수능우선선발전형은 실제로 모집정원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최상위권에게만 해당되는 전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능우선선발전형은 수능 등급별 분포도가 발표가 되고 자기 위치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된 다음에나 고려할 수 있는 전형이다. 따라서 이 전형만을 보고 수능에 올인하는 학습은 위험하다는 얘기다.
논술 대비도 골칫거리다. 주요 대학들은 자연계 학생들도 올해부터는 정시에서도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통합논술, 언어논술, 수리논술, 과학논술 등 대학별로 적용하는 논술의 종류도 다양하다. 주요대학들의 경우 수시는 물론이고, 정시에서도 수능 등급이 비슷한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기 때문에 논술이 당락을 결정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병기 교사는 “올해 초 대학이 실시한 모의논술고사의 제시문을 보면 교과서에서 출제된 게 많다”며 “교과서를 충실하게 공부한 학생이 풀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출제될 전망되기 때문에 교과서로 정리해 갈 것을 권하다”고 했다.
그는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이 지난해 제시한 논술 예시문항이나 올해 초 치른 논술모의고사에 관한 정보를 활용하면 논술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지망하는 학교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논술 관련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가령 성균관대학교는 지난달 15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수험생들의 논술답안을 받았고 이달 19일에 채점결과와 계열별 우수답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수리 가형과 수리 나형의 선택은 자연계 학생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또 하나의 복병이다. 영일고 최기곤 교사는 “2008년과 지난해 입시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수험생들이 알아야 한다”며 “지난해에 비해 수리 가형을 지정하거나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학교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대교협 자료에 따르면 이공계열 응시자가 반드시 수리 가형을 선택하도록 지정한 대학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21곳에 이른다. 의예과나 치의예과 등 의학계열의 모든 대학은 거의 수리 가형을 지정해 반영한다. 최 교사는 “이공계열은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수
1, 수2의 학습 내용이 필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대학들이 수리 가형을 지정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 같다”고 했다. 2008년 수능 성적표는 표준점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수리 나형을 선택해 점수가 오르더라도 상승의 폭이 작아 등급 간 변화가 없다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수능 · 논술 · 내신 ‘나만의 삼각형’ 완성을 고 1 · 2 대입 성공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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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 대입을 고3들은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고 한다. 내신, 수능, 논술을 모두 잘 해야 한다는 제도의 무게가 아이들을 짓누르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고3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험생이 될 고1, 2들이 치를 대입의 기본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그 삼각형이 반드시 ‘정삼각형’은 아니다. 목표대학을 설정하고 내신, 수능, 논술에 대한 ‘준비 정도’를 잘 살펴 자신만의 삼각형을 완성해 간다면 목표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말한다. 곧 나를 알고 대학의 전형을 살펴 목표대학을 설정하는 ‘지피지기’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한테 맞는 삼각형을 만드는 일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투스 입시정보실 유성룡 실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중만 할 뿐 선택을 하지 않는다”며 “선택이 없는 집중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좋은 결과를 낳기도 힘들다”고 했다. 선택을 할 때 두가지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자신있는 영역 따져본 뒤 ‘선택과 집중’ 적절히 배분 목표대학 맞춰 비중 조율 첫번째는 내신, 수능, 논술을 놓고 수험생 스스로 자신있는 영역을 찾는 것이다. 두번째는 목표대학이다. 자신있는 영역에 대한 반영비중이 높은 전형이 있는 대학을 찾아내 목표대학과 전형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학습 에너지를 적절히 분산하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름방학은 그런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최적의 기회다. 고1 학생들에게 필요한 삼각형을 설정한다면 ‘내신’ 각이 큰 직각삼각형이다. 내신에 기초를 둔 공부전략을 펴야 한다. 이번 여름방학은 중간 기말고사를 치르면서 드러난 취약과목을 보충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이수하는 1학년의 학습이 탄탄하지 않으면 2학년의 선택심화과목을 소화하기 어렵다. 수능의 뼈대를 이루는 것도 1학년 때 배우는 개념들이다. 1학년 때 내신을 잡지 못하면 2학년에 올라가 내신과 수능에서 이중고를 겪는다. 서울 강동청산학원 입시전략연구소 이해웅 소장은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들은 모두 훌륭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진도 나가지 않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정독한다면 수능과 논술까지 대비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고1 학생들은 인문계와 자연계 선택을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 진로와 적성을 감안해 선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학교에서 치른 진로적성검사를 활용하거나 그걸로 부족하다면 다양한 종류의 적성이나 흥미검사를 여러 차례 해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유 실장은 “2008년 새 입시제도는 인문계와 자연계의 입시전형이 완전히 다르다”며 “선택 자체가 입시전략과 공부전략을 결정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자연계를 선택할 학생들은 이번 여름방학에 수학에 좀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공통수학의 내용을 점검하고 고2 때 배울 수학1와 수학2에 대한 선행학습도 하면 좋다. 고1 중위권 학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주요과목을 보충해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국어와 영어만이라도 기초를 다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국어와 영어 과목은 모든 대학이 전형요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부할 과목을 최대한 좁혀 공부하는 게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고2 학생들에게는 ‘수능’ 각이 큰 직각이등변삼각형 꼴을 만드는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수능 중심으로 이전하는 공부전략을 세우는 게 핵심이다. 유 실장은 “고2의 경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수능형, 내신형으로 나눠 어느 한 쪽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본적으로 학생들은 내신, 수능, 논술을 다 준비해야 하는 정시를 목표로 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렇지만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수능에 대비하는 학습의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2 중상위권은 학력평가나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활용해 수능의 실전감각을 익혀야 한다. 상위권은 지금까지 본 모의고사 결과나 오답의 종류를 분석해 취약점을 찾고 그에 대한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언어영역은 비문학, 고전시가, 현대문학 등으로 세분화시킨 뒤 약한 부분에 집중하는 학습을 하는 것이다. 고2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진학 목표대학의 목록을 손에 쥐고 전형요소를 분석해 집중해야 할 전형요소가 무엇인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수능, 내신, 논술에 투자할 시간과 에너지를 적절히 안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09학년도 수시 2학기 지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수시와 정시의 모집인원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수시를 대비한 학습은 이제 ‘필수’나 마찬가지다. 수시에서는 주요 대학의 경우 논술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수시 논술과 정시 논술의 형태가 같은 점을 고려해 논술 준비를 하더라도 정시까지 내다보면서 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수능우선선발’ 한우물 파다간 위험! 고3 괴롭히는 3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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