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아이들과의 대화를 보면 어떤 대화는 관계에 이익이 되고 어떤 대화는 관계에 손해를 끼친다. 부모가 아이에게 “이제 좀 들어가서 공부 좀 하지.”라는 말을 했다면 이것은 관계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아이가 들어가서 제대로 공부하기는 힘든데, 그렇다면 이야말로 본전도 못 찾은 셈이다.
인간 관계는 대화로 이뤄진다.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도 결국은 대화를 잘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관계를 좋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녀에게 어떤 말을 해서 관계도 나빠지고 좋은 영향도 못 미쳤다면 손해 보는 대화를 한 것이다. 반대의 경우는 이익이 나는 대화다. 관계는 좋아졌는데 영향을 못 미쳤거나, 관계에는 마이너스이지만 영향을 줬다면 본전치기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 한 친구가 자기 아들이 대학생인데 너무 이기적이라고 털어놨다. “그래서 어떻게 교육했어?” “볼 때마다 지적했지.” “그렇게 교육한 지가 얼마나 됐는데?” “초등학교 때부터니까 10년은 넘었지.” “그래서 그동안 좀 나아지기는 했어?” “아니 안 나아지니까 걱정이지.” “그러면 효과도 없고 관계도 좋아지지 않는 지적을 왜 했어?”라고 물으니까 화를 벌컥 냈다. “아니 그럼, 아빠로서 그런 것을 그냥 두고 보고만 있으란 말이야?”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부모들은 손해가 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면 이것은 순전히 아이가 부모를 봐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에게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이익 보는 대화를 한다면 관계도 좋아지고, 좋아진 관계를 바탕으로 좋은 영향력도 미칠 수 있다. 이 아이가 늘 이기적인 행동만 한 건 아닐 터. 엄마에게 물을 떠다 주거나 동생에게 양보한 적은 없을까. 이 때 그를 인정해주고 칭찬해줬더라면 좀 더 배려심 있는 아이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이익 보는 대화는 공감과 인정, 칭찬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본전만 보는 대화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화의 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그냥 자기 감정대로 얘기하면서 관계가 좋아지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그야말로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차를 운전하려면 면허증이 필요하다. 운전보다 훨씬 어려운 자녀교육을 위해 아빠 자격증, 엄마 자격증을 따야 한다. 안타깝게도 자격증을 따는 게 제도화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격증을 따지 않고 교육한다면 그 피해는 우리 아이가 볼 수밖에 없다. 시중에 대화에 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각종 교육기관 또는 공공기관을 통해 대화기법에 대한 강의도 많이 개설되고 있다. 스스로 자격증을 취득해서 따뜻한 마음이 오가고 서로의 지혜가 나눠지는 대화를 하자. 이 순간이나, 미래가, 행복한 삶의 모습이 우리의 것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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