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논술 / ⑭ 딜레마, 극복할 길은 없는가?
통계로 접근하기 [난이도-고등]
1950년 스탠퍼드대 심리학과에서 미국 랜드 회사의 자문인 앨버트 터커에게 게임이론에 관한 강연을 요청했다. 터커는 게임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청중들에게 하나의 사례를 제시할 필요를 느꼈고, ‘죄수의 딜레마’라는 일화를 만들어내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함께 법을 어긴 죄로 고발된 갑과 을이라는 두 사람이 경찰에 체포됐다.
1) 만일 한 사람이 자백하고 다른 사람은 자백하지 않는다면, 전자는 상을 받고 후자는 벌금을 낸다.(오른쪽 위 표 참고)
2) 만일 두 사람 모두 자백한다면 각각 벌금을 물게 될 것이다.
3) 만일 두 다 자백하지 않는다면 둘 다 석방될 것이다.
갑과 을은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고자 하며, 상대방을 속이고 변절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상대방이 자신과 똑같은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 알고 상대방이 무엇을 선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각자 격리된 채 결정을 내리게 된다. 만약 갑과 을이 서로를 신뢰한다면 모두 자백하지 않음으로써 둘 다 석방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변절을 의심하며 최대의 이익을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갑과 을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갑, 을이 가장 이익을 얻는 경우는 ‘나는 자백하되 상대방은 자백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나는 석방도 되고 포상도 받게 된다. 단, 상대방은 벌금을 물게 된다. 최악의 경우는 ‘나는 자백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자백할 경우’이다.
앨버트 터커가 설정한 ‘죄수의 딜레마’는 <표 1>과 같이 형량을 변화시키는 형태로 달리 제시될 수 있다.
이는 <표 2>와 같이 게임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상금을 제시하는 형태로도 변형될 수 있다.
주어진 상황에는 모두 상호협력에 대한 포상이 있는데, 이것이 혼자서만 변절할 경우 받게 되는 포상보다는 못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혼자서만 협조할 경우에는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되고 선택의 기로에 선 경우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상대방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취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이러한 딜레마 상황이 반복된다면 사람들은 상대방의 행위에 따라 다음으로 취할 자신의 행위를 고민해야 하고 상호 협조해야 한다는 논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상황에서 죄수의 딜레마는 최선의 선택을 취하지 못하는 부정적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