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0년간 미국 ORI의 부정행위 적발 추이
(20) 과학자의 책임 한계는 / 통계로 접근하기 / 난이도 수준-중1~고2
과학사회학을 확립한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은 과학을 합리적인 규범이 지배하는 과학자 사회의 산물로 파악했다. 머튼은 과학활동은 일련의 가치규범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보았는데, 이를 보편주의(universalism), 공동체의식(communality), 조직화된 회의주의(organised scepticism), 불편부당성(disinterestedness)이라고 보았다. ‘보편주의’는 누구나 자유로이 과학 연구에 종사할 수 있으며, 정치·사회적 요인이 아닌 순수한 과학적 성과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체의식’은 과학자 사이에서 자료와 연구결과를 서로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조직화된 회의주의’는 명확한 근거 없이는 어떤 이론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뜻한다. ‘불편부당성’은 과학자는 오로지 진리 탐구에 목적을 두며, 개인적 또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이상적인 목표와 규범, 실제적 검증 과정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의 부정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과학 연구가 순수하게 과학자의 학문적 성취에 따라 평가받기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그 밖에도 가장 먼저 업적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고통스런 연구 과정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과학자들 사이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이다.
과학 연구의 대표적 부정행위로 날조·변조·표절을 들 수 있다. 존재하지 않는 자료나 연구 결과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날조에 해당되며, 실험의 여러 측면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조작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낼 경우 변조에 해당된다. 표절은 다른 사람의 연구나 착상(ieda)을 자신의 것인양 속여 발표하는 행위이다.
미국 보건성 산하의 연구윤리국(ORI:Office of Research Integrity)에는 과학 연구의 부정행위를 검증해 달라는 요청이 매해 100건 이상씩 들어오고 있다. <맨 위 그래프 >는 1994년에서 2003년까지 10년동안 이곳에 접수된 부정행위 검증 요청 및 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과학자의 부정행위는 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근절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과학 연구 과정 및 결과의 정직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방 연구자금을 지원 조건으로 연구 부정 방지 및 조사를 위한 절차를 수립하고 연간 활동현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내 각종 교육기관, 병원, 실험실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고, 연례보고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2003년과 2004년을 비교해 볼 때 연례보고서 제출기관이 전반적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아래 그래프 참조>
ORI에 등록된 연구 부정행위 연례보고서 제출기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