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대학생 대표들은 17대 대선후보의 교육공약을 평가하고 15대 정책의제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교육청소년] 17대 대통령선거 후보의 교육관련 공약 평가, 15대 교육의제 제안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시각으로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및청소년의제개발100인포럼’은 15대 교육의제를 제안하고 대학생과 청소년이 뽑은 칭찬공약과 불량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23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열었다.
이들은 청소년과 교사, 학부모 125명이 함께 만든 15대 교육의제를 기준으로 17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교육공약을 비교분석한 칭찬공약과 불량공약을 선정해 발표했다.
청소년, 대선후보 공약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다
각 정당 후보들에 대한 공약은 언론사나 전문기관에 의해 평가돼 왔지만, 대안세대인 청소년이 직접 정당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고 제안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정수경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 공동회장과 오민주 흥사단 청소년인권포럼기획단 ‘위더스’회원은 교육양극화 해소, 공교육 정상화, 대학교육 내실화, 청소년 인권보장을 위한 15대 청소년의제를 발표했다. 의제에는 대학별고사 폐지, 청년진로지원 연금제 실시, 고교 무상교육, 학생회·동아리지원 법제화, 18세 참정권 보장, 청소년 시설 및 행사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의제와 실제 후보들이 내놓은 교육공약을 비교해 성적을 매기기도 했다. 평소 내신등급제 등 성적에 따라 평가받는 경우가 많은 학생들이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수우미양가’로 평가한 것.
그 결과 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의 공약 중 7개가 청소년이 내놓은 15대의제를 담고 있어 최고점수인 ‘수’를 받았으며, 문국현 후보는 ‘우’, 정동영 후보는 ‘미’, 단 하나의 의제도 포함되지 않았던 한나랑 이명박후보의 공약은 ‘가’를 받았다.
오민주(고2)양은 “이명박 후보는 부도덕한 측면이 많은데도 지지율이 높은 걸보면 ‘사회가 잘못된 것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며 “‘가’ 점수를 줄 때 통쾌했는데, 만약 청소년과 교육을 생각하지 않는 이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쟁과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학생들까지도 학원으로 내모는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꼽으며, 대학입시가 목표가 아니라 초·중·고등학교 때 자신의 적성을 찾고 진로를 계획할 수 있도록 수업방식이 다양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식조리사를 꿈꾸는 배우람(고2)군은 흥미와 능력에 관계없이 공부만 강조하는 교육현실을 안타까워하며, 15대 의제 중 대학입시폐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과 대학생이 뽑은 칭찬공약, 불량공약
한편 기자회견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청소년과 대학생이 각 당 대선후보의 칭찬공약과 불량공약을 선정해 발표한 것이었다.
조유진 ‘위더스’부회장과 양란희 이화여대YMCA 회원은 “모든 후보에게 칭찬스티커를 주고 싶었지만, 청소년과 대학생의 의견을 생각하지 않은 후보의 공약에는 해골스티커를 붙여줄 수밖에 없었다”며 “어떤 공약이 줄 세우기와 경쟁, 물질만능주의 때문에 변질된 교육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세워줄 것인가를 선정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고교 평준화 전국 확대’와 ‘유아부터 초중고까지 무상교육’, ‘대학등록금 상한제 실시’ 등 공교육을 강화하는 공약과, ‘체벌금지’, ‘두발자율화와 학칙개정’, ‘만18세 선거권 부여’ 공약 등 청소년의 인권을 신장시키는 공약을 칭찬받았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대학간 협약을 통해 실시하겠다’는 것과 ‘3불정책 유지’에서 대학입학제도를 개혁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대학입학 전형 시 지역 및 계층 균형선발제 확대’와 ‘0세부터 고교까지 무상교육’, ‘중고교 급식비 지원’이 공교육을 강화할 공약이라고 호응을 얻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통합교육을 통한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지원 확대’하는 공약이 교육양극화를 해소할 칭찬공약으로 뽑혔으나 ‘교육정보 공개’와 ‘3단계 대입자율화’, ‘영어로 하는 수업 확대’ 등 3개나 불량공약으로 선정됐다.
조유진(고2)양은 “영어 못지않게 국어도 중요하고, 우리가 미국이나 영국의 식민지도 아닌데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하며 “선거권이 없는 청소년과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대학생의 평가에 언짢게 생각하는 기성세대도 있겠지만, 교육은 우리사회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란희(24)씨는 “대학가면 내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취업 같은 또 다른 장벽이 존재했다”며 “줄세우기에 익숙한 나머지 구체적인 미래계획을 설계하기 보단 반복되는 경쟁에 그대로 합류하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생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하는데, 젊은세대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공약을 내놓는 정치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 교사, 학부모 15대 의제 홍보·대선후보에게 편지쓰기 전개
반면 학부모와 교사대표는 15대 의제가 대선에 반영되고,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현실적 역할을 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아이들이 무한경쟁과 가혹한 학습노동에서 벗어나 협력과 공동체에서 생활할 수 있는 희망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청소년의 문제를 일찍이 해결하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며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말을 통해 청소년의 현실과 요구를 망각한 것 아닌가 반성하고 청소년이 주인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은 미래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미래까지 기다리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지며,물질만능, 무한경쟁, 주입식교육, 학벌주의 등 우리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이 적힌 풍선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이들은 전국 각 지역 및 학교, 단체에서 15대 의제를 홍보하고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자고 설득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또한 온오프라인에서 ‘17대 대통령 후보자들에게 편지쓰기’운동을 전개하고 의제에 동의하는 서명을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및청소년의제개발100인포럼에는 대학YMCA대표자회,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 흥사단 청소년인권포럼기획단 ‘위더스’ 등 3개 단체가 연대하고 있으며, ‘교육복지실현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와 ‘대선시민연대’가 동참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news-1318virus@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각 정당 후보들에 대한 공약은 언론사나 전문기관에 의해 평가돼 왔지만, 대안세대인 청소년이 직접 정당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고 제안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정수경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 공동회장과 오민주 흥사단 청소년인권포럼기획단 ‘위더스’회원은 교육양극화 해소, 공교육 정상화, 대학교육 내실화, 청소년 인권보장을 위한 15대 청소년의제를 발표했다. 의제에는 대학별고사 폐지, 청년진로지원 연금제 실시, 고교 무상교육, 학생회·동아리지원 법제화, 18세 참정권 보장, 청소년 시설 및 행사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청소년들은 후보들의 공약 중 자신들이 내놓은 15대 의제가 담겨있는 정책을 비교분석해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후보들의 교육정책 중 학벌주의 경쟁교육을 해소할 수 있는 공약에는 칭찬 스티커를 청소년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양극화를 심화하는 공약에는 불량스티커를 붙였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청소년, 교사, 학부모는 15대 의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받아들이는 활동을 펼쳐나갈것을 다짐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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