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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봄비 나를 울리는 봄비

등록 2005-04-17 17:53수정 2005-04-17 17:53

이윤아/여수 여수여중 3학년

나에게 봄은 혹독한 추위를 버티고 찾아왔기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이다. 반면 지독한 정신적 고통과 수행을 시키는 계절 중 하나다. 모든 계절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겠지만, 봄만큼 그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은 드물다고 여긴다. 봄의 좋고 나쁨은 내 교복에서 발견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준급인 육중한 나의 몸은 다른 사람에게 내 다리를 공개하는 것을 부끄럽고 쑥스럽게 여기게 한다. 겨우내 검은 스타킹을 신으며 가렸던 내 다리로부터 봄은 춘추복이라는 이름 아래 나의 단짝인 검은 스타킹을 뺏어 가는 거다. 검은 색의 축소 효과를 누리던 나의 다리는 살이 훤히 보이는 색깔에 적응하지 못한다. 아무리 본래 색깔이 살색이라고 설명을 해 주어도 한동안 적응하지 못하고, 초여름이 돼서야 그제서야 항복하고 아무렇지 않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잠이라는 것이다. 잠이란 것은 이유 불문하고 찾아온다. 여름에는 더워서, 가을에는 약간 쌀쌀해서 겨울에는 동면을 취해야 한다고…. 이런 상황이지만 봄은 4계절 중에서 단연 으뜸이다. ㉠왜냐면 봄의 꽃샘추위는 겨울의 추위를 펀치로 날려 버릴 정도로 그 힘이 강력하고, 가을보다 포근하고, 여름에는 더운 온도를 더욱 낮게 맞춰 따뜻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런 것은 평소에는 나쁜 점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점이겠지만, 이것의 나쁜 점은 바로 수업시간에 나타난다. 잠이라는 존재는 나에게 너무나 막강한 존재이다. 주변 환경의 도움이 없이는 나는 잠에게 당해낼 수가 없어 항상 굴복을 한다. 굴복한 것까지야 기분 좋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나, 선생님에게 불릴 때면 창피하기 그지없다.

그런 점이 좋지 않지만 푸근하고 따뜻한 이미지의 봄은 나에게 고통 속에서도 환영받는다. 푸근한 이미지만 아니더라도 봄은 나에게 있어 고마운 계절이다. 내 생일이 들어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내가 막 태어나서 따뜻한 날씨를 맞은 거니까 추위에 떨지도 않고, 더워서 땀띠가 안 나게 해 준 것도 너무 고마운 존재다. 또 야쿠르트 장사를 하시는 엄마는 야쿠르트를 비롯하여 ㉡여러 제품을 사주는 원동력이 되니 많은 도움을 주는 기후인 것이다. 우리 엄마 매상을 올려 주는 일등 공신이니 내 속살을 공개하지만 않는다면 나에게는 행복만 주는 봄이다.



평-봄맞이 참신하게 표현

두껍고 무거웠던 교복을 갈아입고, 잠과 씨름하면서 맞이하는 봄이지만, 글쓴이에게는 고마운 존재로 다가옵니다. 평범한 내용인데도 참신한 느낌은 줍니다. 이 글에서 ㉠문장을 글의 흐름에 맞게 하려면 짧은 문장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봄은 겨울의 추위를 펀치로 날려 버릴 정도로 그 힘이 강력하고, 가을보다 포근하다. 더운 여름보다는 온도를 더욱 낮게 맞춰 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런 것은 오히려 좋은 점이겠지만’, ㉡글은 ‘여러 제품이 겨울보다 훨씬 잘 팔리는 기후라고 하신다’로 고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6s김미순/전남국어교사모임, 여수여중 교사 jagun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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