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외는 이용하기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목적과 방법이 확실한 과외가 아닐 경우 과외에 일상적으로 의존하는 학습이 될 수도 있다. 사진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상) 효과적인 과외 활용법
(하) 나에게 맞는 과외선생님 찾기
(하) 나에게 맞는 과외선생님 찾기
#1 고3 문정양은 중2 때부터 개인과외를 시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책 없이 떨어지는 수학 성적을 잡기 위해서였지만, 문정이 부모님은 영어와 함께 한 선생님께 배우면 학원비보다 저렴하고 일대일 수업이니만큼 효과도 클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명문대 2학년이었던 선생님을 만나 지금까지 줄곧 공부를 하고 있다. 문정이 마음에 쏙 드는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수학 성적이 올랐음은 물론이고 시험 때에는 모든 과목의 시험범위와 공부 방법을 체크해주는 좋은 선생님이었다. 고입 시험, 계열선택, 진로 선택 등 성장기에 거쳐야 할 모든 단계에 도움을 받았다.
#2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은양은 갑자기 복잡해진 수학에 겁이 덜컥 났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지역 신문에 난 광고를 통해 과외 선생님을 구했다. 선생님과 수업을 하는 것은 좋았지만, 점점 규칙적으로 누군가가 집에 온다는 것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또 선생님과 함께 공부한 것은 잘하면서도 혼자 풀 때에는 턱턱 막히는 고질병은 과외를 해도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지은양은 한달 만에 그만두었다.
원하는 학습방법과 취약단원 미리 강조
성적 올리기보다 성적 올리는 힘에 관심을 과외는 소리 없이 강한 사교육이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으니 과외를 하고 있는 선생님, 학생의 수가 얼마인지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한달, 두달 심지어 열흘 동안에 집중적인 실력향상을 노리는 과외들도 많아 그 범위를 한정짓기도 어렵다. 입시철마다 뉴스를 장식하는 족집게 과외, 고액 과외 등의 이야기는 과외학습에 대한 신비로움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과외를 하면 돈 들인 만큼 정말 효과가 있을까. 나에게 과외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아보자. ■ 학원과 과외 어떤 것이 더 좋을까
대부분 학생들은 학원을 다니며 사교육을 시작한다. 과외에 비해 저렴한데다가 친구들과 함께 섞인다는 안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특정 과목의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원에서의 공부를 힘들어하면 과외에 눈을 돌리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그렇지만 교육 방법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위험한 것이 ‘돈’이다. 학원과 과외를 택하는 기준은 교육비가 아니라 ‘학습효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생이 아래와 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면 과외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다. ○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배우고 싶다. ○ 취약과목은 혼자 공부하기 지루하니 도움을 받고 싶다. ○ 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체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 일괄적으로 나가는 진도와 문제풀이식 수업은 답답하다. ○ 궁금한 것을 마음껏 물어보고 깊이 생각하는 공부가 좋다. ○ 남과 비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스트레스 쌓인다. ○ 학원이나 독서실은 친구들과 놀게 되어 싫다. ○ 학원·학교보다 빨리, 더 많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고 싶다. ○ 시험을 앞두고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일단 과외를 시작하고 나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선생님만 바라보게 된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업을 직접 도와줄 수 없으므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마음뿐이다. 과외는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므로 선생님과 학생의 비중은 반반이다. 즉 학생도 선생님만큼 준비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자신에게 꼭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외를 하려고 결정했다면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 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 왜 과외를 하려고 하는가 ‘학원에서 수업을 못 따라가는 것이 자존심 상해서’ ‘한달밖에 안 남은 논술 시험 대비를 위해 집중적인 실전 연습을 위해’와 같이 솔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학습효과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불안함 때문에 과외를 그만둘 수도 없게 된다. ○ 얼마나 할 것인가 출발하기 전에 목적지를 먼저 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 생각했던 과외를 하려는 이유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지 예상해 보자. 방학 동안, 3개월, 기말고사 전까지 등과 같이 정하면 된다. 예상 기간을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전략적인 학습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 선생님에게서 어떤 도움을 받기 원하는가 이것을 생각한 후에는 선생님께도 말씀드려야 한다. ‘영어 성적을 올리고 싶어요’라고만 말한다면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라도 학생 수준과 선행 지식, 학습 스타일, 학습 부담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원하는 공부 방법, 특히 취약한 단원,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공부하고 싶은 욕구 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과외선생님을 구할 때에도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 과외를 하며 유념해야 할 것
① 과외를 시작한 후에도 주기적으로 학습 상태를 살펴야 한다. 점검을 하기에 좋은 시기는 시작하며 정해 놓은 예상 종료일이다. 점검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원하는 성과를 얻은 경우→ 과외를 계속 진행할지 말지를 정한다→ 계속 진행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예상 기간을 정한다
○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한 경우→ 이유를 생각해 본다→ 과외를 계속 진행할지 말지를 정한다→ 계속 진행하고자 한다면 성과를 얻기 위한 대안을 생각한다(예를 들어 목표를 하향 설정하거나 선생님과 학습 방법을 논의하거나 선생님을 바꾼다는 식으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예상 기간을 정한다
지금 과외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지금까지의 공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괴외를 하고 있는 이유와 더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 후에는 과외를 하며 이루어야 할 성과를 정하고 예상 종료일을 정한다. 예상 종료일에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면 과외를 더 지속할 이유는 없어진다. 그 이후에도 과외를 계속한다면 새로운 성과를 이루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② 과외는 일정한 강의 계획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더라도 학생은 수업의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날 배울 것을 예상해 보고, 수업 후에는 배운 것을 생각해 보자. 수업 내용을 능동적으로 예측해 보고,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지 기록해 보면 학습내용에 대한 의식적인 반복이 되어 예습·복습의 효과를 낸다. 작은 과외 수첩을 만들어 누적 기록을 하면 좋다.
■ 교과목 학습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역량 강화
과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에게는 ‘붙들고 앉아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더해진다. 하지만 과외가 ‘지식전달’의 기능만을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과외의 효과를 본 학생들은 모두 과외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방법이나 문제를 이해하는 시각, 공부 습관 등을 배운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한다.
과외를 한다는 것은 ‘나만의 공부 컨설턴트’가 생긴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성적 올리기보다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데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런 요구를 반영해 요즘에는 한두 과목 수업만 하는 기존의 방법보다 일주일에 1~2회 학생의 공부를 전반적으로 살피는 새로운 형태의 과외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미 모든 교과진도를 나간 고3이나 재수생, 스스로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 학생들도 이런 흐름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궁금한 점을 찾고, 선생님은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오답노트 활용법, 연휴에 해야 할 공부, 취미 생활 등 학생이 공부를 하며 겪는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지은 / <공부를 통째로 꿰뚫는 통공부법> 저자
성적 올리기보다 성적 올리는 힘에 관심을 과외는 소리 없이 강한 사교육이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으니 과외를 하고 있는 선생님, 학생의 수가 얼마인지 정확한 통계를 내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한달, 두달 심지어 열흘 동안에 집중적인 실력향상을 노리는 과외들도 많아 그 범위를 한정짓기도 어렵다. 입시철마다 뉴스를 장식하는 족집게 과외, 고액 과외 등의 이야기는 과외학습에 대한 신비로움을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과외를 하면 돈 들인 만큼 정말 효과가 있을까. 나에게 과외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아보자. ■ 학원과 과외 어떤 것이 더 좋을까
대부분 학생들은 학원을 다니며 사교육을 시작한다. 과외에 비해 저렴한데다가 친구들과 함께 섞인다는 안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특정 과목의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원에서의 공부를 힘들어하면 과외에 눈을 돌리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있다. 그렇지만 교육 방법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장 위험한 것이 ‘돈’이다. 학원과 과외를 택하는 기준은 교육비가 아니라 ‘학습효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생이 아래와 같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면 과외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다. ○ 나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배우고 싶다. ○ 취약과목은 혼자 공부하기 지루하니 도움을 받고 싶다. ○ 내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지 체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 일괄적으로 나가는 진도와 문제풀이식 수업은 답답하다. ○ 궁금한 것을 마음껏 물어보고 깊이 생각하는 공부가 좋다. ○ 남과 비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스트레스 쌓인다. ○ 학원이나 독서실은 친구들과 놀게 되어 싫다. ○ 학원·학교보다 빨리, 더 많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고 싶다. ○ 시험을 앞두고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들 일단 과외를 시작하고 나면 학생과 학부모 모두 선생님만 바라보게 된다. 특히 중·고등학생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업을 직접 도와줄 수 없으므로 ‘잘 좀 부탁드립니다’라는 마음뿐이다. 과외는 일대일로 이루어지는 수업이므로 선생님과 학생의 비중은 반반이다. 즉 학생도 선생님만큼 준비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자신에게 꼭 맞는 수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외를 하려고 결정했다면 시작하기 전에 생각해 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 왜 과외를 하려고 하는가 ‘학원에서 수업을 못 따라가는 것이 자존심 상해서’ ‘한달밖에 안 남은 논술 시험 대비를 위해 집중적인 실전 연습을 위해’와 같이 솔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학습효과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불안함 때문에 과외를 그만둘 수도 없게 된다. ○ 얼마나 할 것인가 출발하기 전에 목적지를 먼저 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 생각했던 과외를 하려는 이유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지 예상해 보자. 방학 동안, 3개월, 기말고사 전까지 등과 같이 정하면 된다. 예상 기간을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전략적인 학습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 선생님에게서 어떤 도움을 받기 원하는가 이것을 생각한 후에는 선생님께도 말씀드려야 한다. ‘영어 성적을 올리고 싶어요’라고만 말한다면 아무리 실력이 좋은 선생님이라도 학생 수준과 선행 지식, 학습 스타일, 학습 부담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원하는 공부 방법, 특히 취약한 단원,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공부하고 싶은 욕구 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과외선생님을 구할 때에도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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