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긴조 미노루가 10년에 걸쳐 제작한 100m 길이의 부조 ‘전쟁과 인간’ 가운데 집단자살 장면.
우리말 논술
통합논술 교과서 / (48) 자살은 개인의 선택인가?
문화콘텐츠로 접근하기 / [난이도 수준-중2~고1]
방송 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생사의 기로에서’
(MBC, 2007. 12. 20~21) 자살은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1969년 세계보건기구 연구자료를 보면 자살에 이르게 되는 동기는 989가지나 된다. 다큐멘터리 ‘생사의 기로에서’는 유전과 환경 전반에 걸쳐 자살의 원인을 탐색했다. 헤밍웨이는 자살의 유전적 요인을 연구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이다.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두 명의 남동생, 사촌, 손녀 등 한 집안에서 3대에 걸쳐 6명이 자살했기 때문이다. 컬럼비아 대학 존 맨 교수는 자살하는 사람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가족 중 누군가 그런 시도를 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며 자살의 유전적 측면을 주장한다. 뉴욕 뇌신경학 연구소의 마리아 오도 교수도 부모가 우울증이 있을 경우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6배나 높게 나타났음을 지적한다. 오도 교수는 자살을 비정상적인 뇌의 작용에서 비롯한 결과로 보고, 자살한 사람의 뇌를 관찰해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잘 분비되고 있는지를 연구한다. 세로토닌은 마음의 안정 및 충동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이 수치가 비정상적일 경우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호르몬과 자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또다른 학자로 스페인 마드리드 아우토노마 대학 엔리케 바카가르시아 교수를 들 수 있다. 그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자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은 시기에 여성의 자살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 자살의 원인을 다른 방향에서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부다페스트 대학 사회학과 페렌츠 목쇼니 교수는 가정 또는 주변인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들은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쉽게 자살을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즉,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어떤 것을 보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배운다는 것이다. 자살을 유도하는 사회적 요인 가운데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경제적 조건이다. 경제 상황이 악화될 때 자살률은 높아진다. 미국 사회학자이며 칼럼니스트인 그레고리 로드리게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한국인이라고 말하며, 1997년 경제 위기 이후 한국인들은 예전처럼 열심히 일해도 그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끝에 자살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아졌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고이즈미 집권 이후 기업 경영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걸쳐 무한경쟁의 기조가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고, 지역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 문제에 따른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MBC, 2007. 12. 20~21) 자살은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1969년 세계보건기구 연구자료를 보면 자살에 이르게 되는 동기는 989가지나 된다. 다큐멘터리 ‘생사의 기로에서’는 유전과 환경 전반에 걸쳐 자살의 원인을 탐색했다. 헤밍웨이는 자살의 유전적 요인을 연구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이다.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아버지, 두 명의 남동생, 사촌, 손녀 등 한 집안에서 3대에 걸쳐 6명이 자살했기 때문이다. 컬럼비아 대학 존 맨 교수는 자살하는 사람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가족 중 누군가 그런 시도를 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며 자살의 유전적 측면을 주장한다. 뉴욕 뇌신경학 연구소의 마리아 오도 교수도 부모가 우울증이 있을 경우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6배나 높게 나타났음을 지적한다. 오도 교수는 자살을 비정상적인 뇌의 작용에서 비롯한 결과로 보고, 자살한 사람의 뇌를 관찰해서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잘 분비되고 있는지를 연구한다. 세로토닌은 마음의 안정 및 충동 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이 수치가 비정상적일 경우 우울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호르몬과 자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또다른 학자로 스페인 마드리드 아우토노마 대학 엔리케 바카가르시아 교수를 들 수 있다. 그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자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에스트로겐 수치가 낮은 시기에 여성의 자살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 자살의 원인을 다른 방향에서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부다페스트 대학 사회학과 페렌츠 목쇼니 교수는 가정 또는 주변인의 자살을 경험한 사람들은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쉽게 자살을 시도한다고 설명한다. 즉,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어떤 것을 보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배운다는 것이다. 자살을 유도하는 사회적 요인 가운데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경제적 조건이다. 경제 상황이 악화될 때 자살률은 높아진다. 미국 사회학자이며 칼럼니스트인 그레고리 로드리게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한국인이라고 말하며, 1997년 경제 위기 이후 한국인들은 예전처럼 열심히 일해도 그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한 끝에 자살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아졌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고이즈미 집권 이후 기업 경영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걸쳐 무한경쟁의 기조가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가 급격히 침체되고, 지역 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 문제에 따른 자살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