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가 내년 3월 학기부터 전액 국고 지원을 받는 ‘카이스트 부설 학교’로 전환한다.
카이스트는 21일 “부산시교육청이 영재학교를 국가로 넘기겠다고 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합의해 영재학교를 카이스트 부설로 하기로 했다”며 “22일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과 설동근 부산시교육감 등이 양해각서를 맺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이름은 ‘카이스트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로 바뀌며, 학교장도 카이스트 총장이 임명한다. 2003년 공립 부산과학고를 바꿔 지정한 이 영재학교의 소유 건물 등은 카이스트로 넘어간다.
이광형 카이스트 교무처장은 “이 영재학교는 연간 국고 70억원과 부산시교육청 예산 70억원으로 운영됐는데, 앞으론 예산 전액을 국고에서 지원하고 규모도 170억원으로 늘릴 것”이라며 “조기유학 대신에 갈 만한 학교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는 교사들을 단계적으로 모두 박사급으로 채용하고 우선 2년 간 영어 말고도 수학·과학 수업을 영어로 하는 몰입교육을 한 뒤 점차 모든 과목을 영어로 교육할 방침이다.
내년엔 공립 서울과학고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으로 서울과학영재학교(학교 이름은 서울과학고)로 전환해 문을 연다. 정부는 올해 과학영재학교를 한두 곳 더 지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공립 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신청을 낸 바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카이스트 부설로 전환해 전액 국고 지원을 받게 되면, 예산 지원과 그에 따른 교육여건 등에서 시·도교육청의 ‘지방자치단체 지원 영재학교’들과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달식 서울과학고 교장은 “정부의 재정 부담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론 과학영재학교들을 국가가 지원하는 체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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