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반 1년새 2배…성적상위자 신청 늘어 “공동화 우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에서 외국유학 바람이 거세다.
우선 외국유학반에 등록한 신입생 수가 최대 2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성적 상위권 학생의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 대원외고는 지난해 1학년 가운데 유학반 희망자가 82명이었다. 올해는 신입생 430명 140명이 등록했다. 이 학교 김일형 교감은 “유학반 희망자 가운데 성적 상위권 학생 비율이 예년에는 30% 정도였으나 올해는 절반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1학년이 420명인 명덕외고도 유학반이 지난해 7명에서 올해는 18명으로 늘었다. 한영외고는 올 1학년 290명 가운데 40명이 유학반에 등록했다. 지난해 17명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대일외고는 지난해 20명에서 올해 30명 이상으로 늘었다.
자립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 역시 유학 대비반인 국제반 신입생이 75명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지지난해에는 각각 55명과 48명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일외고의 김 교감은 “외국유학을 희망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1학년과 2학년을 마치고 대거 빠져나가면서 학습 분위기가 흐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처지는 학생들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지면서 학교가 목표로 하는 외국어 수월성 교육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목고 쪽은 유학바람의 원인을 △선호도 증가 △국내 대학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내신 등 입시여건의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원외고 김 교감은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와 외국 유명대학의 학업여건을 비교하면서 유학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영외고의 한 교사는 “중학교에서 외국 생활을 경험하거나 또는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신입생의 비율이 늘면서 외국유학 희망자도 따라서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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