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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승전결 단락별로 핵심내용 정하라

등록 2008-06-29 16:11

1970년대에 전통굿은 미신 타파라는 사슬에 묶여 있어야 했다. 지난 2000년 6월 김금화씨가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작두거리를 펼치고 있다.   곽윤섭 기자
1970년대에 전통굿은 미신 타파라는 사슬에 묶여 있어야 했다. 지난 2000년 6월 김금화씨가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작두거리를 펼치고 있다. 곽윤섭 기자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교과서 / 4. 요약(단일제시문)

■ 기출문제 유형 2 - 서강대 2008학년도 수시 2-2 문학부/법학부 [난이도 수준-중2~고1]

※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의 지시 사항에 맞추어 요약문을 작성하라. (500~600자)

(1) 기승전결(起承轉結)의 4개 단락으로 구성할 것.
(2) 원문의 논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원문 문장을 재구성하여 서술할 수 있으나, 본인의 견해는 추가하지 말 것.
(3) 문장의 종결어미는 ‘-ㅂ니다’가 아닌 ‘-ㄴ다/-이다’로 할 것.


과학과 과학기술에 의한 주지주의적(主知主義的) 합리화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살펴봅시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가령 여기 강당에 앉아 있는 사람 모두가, 인디언이나 호텐토트인보다 자신의 생활조건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까?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생략)

그러므로 주지주의적 합리화의 증대가 곧 우리가 처해 있는 생활조건에 대한 일상인들의 일반적 지식의 증대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다음과 같은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우리의 삶의 조건들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우리의 삶에서 작용하는 어떤 힘들도 원래 신비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힘들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모든 사물은 계산을 통해 지배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들이 알고 있거나 또는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은 세계의 탈주술화(脫呪術化)를 뜻합니다. 그러한 신비하고 예측할 수 없는 힘의 존재를 믿은 미개인이 했던 것처럼 정령(精靈)을 다스리거나 정령에 간청하고 그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주술적 수단에 호소하는 따위의 일을, 우리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령에 부탁했던 일들을 오늘날은 기술적 수단과 계산이 대신해 줍니다.

그러면 서구문화에서 수천 년 동안 계속되어 온 이 탈주술화 과정이, 더 나아가 이 ‘진보’가 이처럼 순수하게 실용적이고 기술적인 의미 이외에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중략…) 그것은 문명인에게 죽음이란 의미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끝없는 ‘진보’ 과정 속에 편입되어 있는 문명인 개개의 삶은 이 삶의 내재적 의미상 결코 종결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보 속에 있는 자 앞에는 계속 또 다른 진보가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죽음의 시점에서 스스로가 진보의 절정에 서 있다고 볼 수는 없는데 왜냐하면 이 진보의 절정은 무한 속에 놓여 있고 따라서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물을 말함)이든 또는 고대의 어떤 다른 농부든 그들은 ‘늙었지만 생(生)을 살 만큼 살았다’는 느낌, 즉 생에 대한 포만감을 가지고 죽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생명의 유기적 순환 속에 있었고, 또한 그들의 인생은 그들에게 의미의 차원에서도 말년에는 인생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고, 또한 그들이 풀고 싶은 수수께끼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이제 생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명이 사상, 지식, 또는 제반 문제들로 끊임없이 농축되어 가는 과정 속에 있는 근대의 문명인은 ‘생에 지칠’ 수는 있어도, 생에 대해 포만감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정신의 활력이 항상 새롭게 창출하는 것 중에서 극히 작은 부분만을, 또한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일시적인 것만을 재빨리 낚아챌 수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죽음이란 그에게는 하나의 의미 없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죽음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문명생활 자체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문명생활이 바로 스스로의 무의미한 ‘진보’를 통해 죽음을 의미 없는 것으로 낙인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해결전략

제시문은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발췌한 것이다. 과학 기술 발달에 따라 확산된 주지주의적(主知主義的) 합리화의 의미와, 이것이 인간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한 글쓴이의 견해가 제시되어 있다.

주지주의적 합리화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문에는 ‘생활조건에 대한 앎’과 ‘탈주술화’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먼저 ‘생활조건에 대한 앎’은 단지 주어진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작동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총체적인 앎을 뜻한다. 미개인은 생활조건에 대해 근대 문명인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분석은 주지주의적 합리화의 확산이 생활조건에 대한 지식의 증대를 뜻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탈주술화’(脫呪術化)란 생활조건에 대한 지식을 원하기만 하면 얻을 수 있고, 삶에 개입하는 힘을 구체적으로 증명·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믿는 인식상의 변화를 뜻한다. 근대 문명인들은 과거 미지의 영역에 대해 미신이나 예언에 기대던 태도에서 벗어나 증거수집·분석·추론 등에 의해 삶의 조건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런 탈주술화가 곧 주지주의화이다.

제시문의 후반부에는 이런 인식의 변화가 죽음과 삶의 의미에 끼친 영향을 다루고 있다. 문명이 끝없는 진보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질 때, 죽음은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죽음은 생의 완성이 아니며, 다만 발전 과정 중 한 지점일 뿐이기 때문이다. 문명생활의 의미 또한 사라졌다. 사람들은 변화하는 생의 조건 가운데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것만을 획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에는 ‘기승전결의 4개 단락으로 작성하라’, ‘원문 문장을 재구성하여 서술할 수 있으나 본인의 견해는 추가하지 말라’, ‘종결어미는 ‘-ㅂ니다’가 아닌 ‘-ㄴ다/-이다’로 하라’는 조건이 주어졌다. 이들은 문제를 어렵게 하려는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아니라 오히려 요약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요약문의 형식적 요건을 설명해 수험생의 감점 요인을 줄여주려는 배려다.

‘주지주의적 합리화의 확산과 그 의미’, ‘탈주술화의 의미’, ‘탈주술화가 죽음의 인식에 끼친 영향’, ‘문명생활의 의미’ 등으로 각 단락의 핵심내용을 설정하고 네 단락을 구성하되, 적절한 지시어나 접속어를 활용해 각 단락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써야 한다.


■ 자료 검색

막스 베버가 본 ‘근대적 합리화’의 함정


막스 베버
막스 베버
막스 베버(사진)는 독일에서 태어나서 그의 모든 학문적 생애를 독일에서 보냈다. 그는 매우 폭넓게 공부한 사상가로 그의 저작은 사회학뿐만 아니라 경제학, 법학, 철학, 그리고 비교역사학을 아우르고 있다. 대다수 그의 저작은 근대 자본주의의 발달과 근대 사회와 이전의 사회 조직과의 차이와 관련된 것이다. 베버는 일련의 경험적 연구를 통해 근대 산업사회의 기본적 특징을 밝혀내고 주요한 사회학적 쟁점들을 다루었다.

베버는 다른 사상가들과 함께 사회 변동의 성격과 원인에 대해 알려고 했다. 그는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았지만 또한 마르크스의 일부 주요한 견해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베버는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개념을 부정했다. 베버의 견해에 의하면, 관념과 가치는 경제적 조건과 마찬가지로 사회 변동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다른 이전의 사회학적 사상가들과 달리 베버는 사회학이 구조가 아닌 사회적 행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간의 동기와 사상이 변화를 추동하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즉 사상, 가치, 믿음이 변화를 가져오는 힘이다. (생략)

베버의 시각에서 현대 사회의 출현은 사회적 행위의 방식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사람들이 미신, 종교, 관습, 그리고 오래 지속된 습관에 기반한 전통적 믿음들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효율성과 미래의 결과를 고려하는 합리적, 도구적 계산에 더욱더 몰두하게 되었다. 산업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혹은 이전 세대부터 그렇게 해왔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행위하지 않게 되었다. 베버는 과학과 근대 기술 그리고 관료제의 발달을 집합적 합리화로 묘사했다. 이것은 효율성의 원리에 따르고, 기술에 대한 지식에 기반하여 사회적, 경제적 삶을 조직한다. 전통 사회에서 종교와 오래 지속되는 관습이 광범위하게 사람들의 태도와 가치를 결정했다면, 근대 사회에서는 정치에서 종교나 경제적 행위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삶의 영역이 합리화된다.

베버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출현이 합리화를 향한 거대한 추세의 증거라고 보았다. 자본주의는 마르크스가 믿었듯이 계급 투쟁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관료제라는 거대한 조직체의 출현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다. 베버는 과학적 특징을 서구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으로 보았다. 관료제는 대규모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경제적, 정치적 성장과 더불어 확장된다. 베버는 근대 사회의 과학이 전통 사회의 감상적인 사고를 몰아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서 탈마법(disenchant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베버는 합리화의 결과에 완전히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는 근대 사회의 체계가 모든 사회적 삶의 영역을 규제하며 인간 영혼이 붕괴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였다. 베버는 특히 관료제가 비인간화의 결과를 낳고 민주주의의 종말을 예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계했다. 18세기 계몽주의의 의제는 과학과 기술의 편에서 관습과 미신을 타파하여 행복과 번영을 이루려는 것이었지만 바로 그 기획이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앤서니 기든스, <현대사회학>(4판) 30~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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