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재(12·가운데)군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열린 ‘청소년 교육감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청소년들의 선거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정군은 지난달 25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연행됐지만 미성년자임이 확인돼 풀려나기도 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가상후보 출마선언
청소년 인권단체인 ‘청소년 직접행동’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의동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의 교육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에 교육 당사자들인 청소년들의 참여가 원칙적으로 배제된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청소년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가상후보 ‘캐발랄 젊은후보 청소년’의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기호 0번 ‘청소년’의 주요 공약으로는 △입시위주 교육 금지 △청소년 인권 보장 △영어몰입교육 반대 △청소년 참정권 보장 △탈학교 청소년 지원 등이 제시됐다.
직접행동의 전누리 활동가는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교육과는 아무 관계 없는 부모의 재산·학력·가족정보를 요구하는 가정환경조사서 등도 청소년의 눈에는 심각한 인권 침해가 된다”며 “청소년의 눈 높이에 맞춰 본 올바른 교육 정책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직접행동은 또 청소년을 위한 참된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 공약으로 ‘0교시, 강제 야간학습, 방과 후 보충수업, 우열반 등에 대한 절대금지’를 내걸었다.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교육자율화 조처’와 분명한 선을 그은 셈이다.
한편, 서울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 등 ‘촛불 수배자’ 4명은 이날까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각자의 주소지 동사무소에 부재자 투표 신청을 마쳤다.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신체의 자유가 억압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미친 교육’에 반대하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작은 실천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길윤형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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