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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제2의 반기문 되기’ 분야부터 정하라

등록 2008-07-20 15:43

‘땀으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열린 2008년 유니세프 캄보디아 자원봉사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 관심 있는 분야의 국제기구가 있다면 봉사·인턴십 등의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것도 좋다. 
 프놈펜/사진공동취재단
‘땀으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열린 2008년 유니세프 캄보디아 자원봉사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 관심 있는 분야의 국제기구가 있다면 봉사·인턴십 등의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것도 좋다. 프놈펜/사진공동취재단
국제기구 진출 어떻게
각국이 직원 파견하는 JPO제도 활용할만
전문성 쌓은 중간직 진출 많아져야 할 때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세계화의 영향도 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취임도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지난 5월15일 국제기구 인사담당자 23명이 참석한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에도 1500여명이 몰려 국제기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국제기구 관련자들은 “관심은 반갑지만, 아직은 오해와 선입견이 많이 섞여 있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일한다니 생각만 해도 좋을 것 같다”거나 “출장을 자주 갈 거고 여행도 많이 하겠다”는 식의 질문은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국제기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약실 유엔과 나상덕 서기관은 “학생들이라면 어린이, 문화예술, 인권, 농업, 식량, 보건, 경제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기구가 있다는 정보부터 알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국제기구는 국제조약에 따라 설립된 정부 간 조직체다. 대표는 유엔(United Nations)이며 산하에는 유엔본부와 본부기구 등 다양한 전문기구가 있다. 국제연합 총회에 따라 설립된 유엔의 하부기관인 프로그램과 기금기관(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 등), 전문기구(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모두 국제기구에 속한다.

중요한 건 분야마다 전문 인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우탁 기획실장은 “어느 분야의 국제기구에 진출할 것인지 목표를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관건은 본인의 전문성이 두드러질 만한 관심분야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격만 한다면 어디라도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국제기구 하면 공식석상 회의나 우아한 파티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분야와 업무, 직급 등에 따라 하는 일도 천차만별이다. 분야에 따라 오지 근무도 있고, 직급에 따라 행정업무를 할 수도 있다. 제이피오 제도(Junior Professional Officer, 각국 정부가 자국의 인재를 국제기구 직원으로 파견하면서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를 통해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에서 3년간 일한 뒤 지금은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에서 일하는 박재현씨는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 근무할 때 난민 대상 인권 모니터링과 생계 지원, 반군 및 정부 관계자 대상의 인권교육을 맡기도 했다.

국제공무원의 직급 종류
국제공무원의 직급 종류
국제기구 직원으로 진출하는 방법에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최근 들어 부쩍 주목받는 것이 제이피오 과정이다.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유엔아동기금 등 10여 군데 국제기구에 53명을 파견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근무하면 월급을 각 소속 국가에서 받는 것을 제외하고 다른 국제기구 직원들과 동등한 자격과 대우로 2년 동안 P-2급(professional·실무등급)에서 일하게 된다. 이 밖에도 유엔부담금에 비해 유엔사무국 진출 인원이 적은 나라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엔시이아르(NCER·국가별경쟁시험) 제도(몇몇 보조기구는 취직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제기구에 진출자가 없거나 적은 회원국 국민을 정부가 추천하면 국제기구가 선발해 일하게 하는 와이피피(YPP) 제도 등을 통해 진출할 수 있다. 비정기적인 진출 방법으로 각 국제기구 채용정보를 확인해 진출하는 길도 있다.

채용방법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각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 언어능력(영어는 기본이고 불어 그리고 국제기구별로 필요로 하는 언어), 전문가로서의 실무 경력이 필요하다. 특히 특정 분야 현장에서의 실무 경력과 전문성은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현재까지 42개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은 모두 309명이다. 1992년 17개 기구 139명에 비하면 약 100%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은다.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현재까지 우리나라 국제기구 직원들 가운데 다수가 실무등급인 P급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국제기구에선 승진이 어렵고, 공석에 맞춰 사람을 뽑는 게 일반적이라 처음 채용될 때의 직급이 매우 중요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정우탁 기획실장은 “실제로 결정권을 갖고 의견 개진을 하면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만한 중간급에 우리나라 인력 진출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무조건 진출에만 관심을 돌릴 게 아니라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중간급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i.co.kr


국제기구 진출 준비법

국제정세 시각 세워두고 토론 익숙해져야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전공은 무엇일까? 적성에 꼭 맞고 열정을 발휘할 만한 분야를 전공하는 게 정답이다.

국제기구 근무자들은 “진출에 유리한 학과부터 공인 영어점수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 하지만 객관식 시험처럼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단, 국제기구 직원으로 일하기 위해 청소년들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할 것들은 분명히 있다.

■ 신문과 책으로 국제정세 흐름을 알아두자

국제기구 업무를 하려면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뿐 아니라 국제정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도 있어야 한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브뤼셀 지역본부에서 유럽연합(EU) 담당관으로 일하는 이혜원씨는 “시사 분야의 저널(Foreign Affairs, The Economist 등) 기사 가운데 관심 분야를 찾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정리하는 연습을 해두면 영어 실력도 늘고 시사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추천했다.

■ 언어 능력보다는 소통 능력이 더 중요

국제기구 공식 언어인 영어나 프랑스어에 능통해야 하고 기타 유엔 공용어인 러시아어·중국어·스페인어·아랍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취업 때 우대를 받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영어 성적이 아니다. 다양한 언어권의 사람들과 얼마나 효율적으로 소통하는지가 관건이다.

■ 토론의 달인이 되자

토론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과 근무하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다른 이의 의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에서 일한 박재현씨는 “적극성 없이 쭈뼛거리거나 자기 의견을 제대로 개진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십상”이라며 “특히 사회성이 강하고 적극적이며 활달한 성격이면 매우 좋다”고 말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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