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제시문에 나타난 두 측면 파악하라

등록 2008-08-03 16:01수정 2008-08-03 16:04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교과서 / 7. 제시문 내용 분석

■ 기출문제 유형 1 - 이화여대 2008학년도 수시2 [난이도 수준-중2~고1]

(가)에 나타난 히잡 착용의 의미를 (나)의 관점에서 분석하시오.

(가) 프랑스 대혁명 20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른 직후인 1989년 10월 ‘히잡 사건’이 발생했다. 무슬림 여중생 세 명이 수업시간에 쓰고 있던 히잡을 벗으려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는데,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국가적으로 논쟁이 벌어졌다.

히잡 착용이 프랑스에서 논란을 일으킨 이유가 무엇일까? 히잡은 단순히 종교적 상징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히잡 착용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설명된다. 먼저, 정숙함의 표시를 들 수 있는데, 제3자의 성적 도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히잡을 쓴다는 것은 “나를 건드리지 마!”라는 표시다. 또한 부모의 강압 혹은 종교적 의무 사항으로 히잡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무슬림 소녀들이 부모나 종교 지도자의 압력을 받고 있음을 뜻한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의 일환으로 히잡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신의 고유한 문화를 나타내기 위함인데, 다른 말로 표현하면 프랑스 문화, 더 나아가 서구 문화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일반 프랑스인들에게 히잡의 착용행위는 ‘차이를 분명히 하는’ 정치적 의사의 표현이자 공동체주의의 일환으로 간주된다. 특정 종교의 단순한 상징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또한 히잡 착용은 일부다처제와 강제결혼 문제 등 흔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억압과 관련해 언급되고 있다. 더욱이 프랑스인들은 무슬림 소녀들의 히잡 착용이 자발적 행동인 경우가 매우 드물고 대부분 가족을 넘어 이슬람 급진원리주의자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 현대 사회에서는 정체성과 문화적 차이의 인정을 요구하는 소수집단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소수집단이 주장할 수 있는 두 유형의 요구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소수집단이 그 집단의 구성원에 대해 강제하는 요구이며, 두 번째 유형은 그 집단이 속해 있는 보다 큰 사회에 대해 주장하는 요구이다. 두 유형의 요구는 모두 집단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각각 전혀 다른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첫 번째 요구는 한 소수집단의 구성원이 전통적 관례나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반항할 때 야기되는 불안정성으로부터 그 집단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 요구는 소수집단이 속해 있는 보다 큰 사회의 정치·경제적 결정의 영향으로부터 그 집단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첫 번째 요구를 ‘내적 제재’라 한다면 두 번째를 ‘외적 보호’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러한 요구는 모두 ‘집단 권리’(group rights)라고 할 수 있지만, 관련된 이슈는 요구 유형에 따라 전혀 다르다. 외적 보호가 소수집단과 주류집단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면, 내적 제재는 집단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소수집단은 집단 결속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원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집단 권력을 활용하여 내적 제재를 시행한다. 그런데 어떤 소수집단은 신정정치(神政政治)와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비록 합법적인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종교적 교조주의를 강요하거나 여성을 억압함으로써 개인의 권리보다는 집단 권리를 앞세운다.

따라서 소수집단의 내적 제재를 용인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실제로 내적 제재의 요구와 외적 보호의 요구가 항상 동시에 주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소수집단은 구성원에게 내적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그 집단이 속한 보다 큰 사회에 대항하여 외적 보호를 추구한다. 또 어떤 집단은 외적 보호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두 가지 모두를 요구하는 소수집단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양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단 권리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나는 자유주의자로서 집단 간의 공정성을 증진시키는 외적 보호를 인정하고 이를 지지해야 하지만 전통적 권위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구성원의 개인적 권리를 제한하는 내적 제재에는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해결 전략

제시문 (가)는 1989년 프랑스에서 발생했던 히잡 사건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소수문화인 이슬람계 프랑스인들의 전통과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이다. 그리고 제시문 (나)는 소수문화와 주류문화에 관계 정립을 위해 소수집단의 문화적 요구를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설명 뒤에는 ‘나는 자유주의자로서 집단 간의 공정성을 증진시키는 외적 보호를 인정하고 이를 지지해야 하지만 전통적 권위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구성원의 개인적 권리를 제한하는 내적 제재에는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필자의 견해를 덧붙이고 있다. 즉, 다문화의 존재와 정당성을 인정하지만, 소수집단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소수집단이 구성원 개인의 자유나 권리를 침해하는 내적 불평등성이나 비민주성 등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에 나타난 히잡 사건을 분석하면 두 가지 측면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가)에서 표현된 히잡 착용의 의미 중 정숙함과 부모나 종교 지도자의 압력 등은 인권을 억압하는 내적 제재의 경향이 강하다. 내적 제재는 인류 보편의 인권 의식을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불합리한 관습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문화적인 상대성의 측면에서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보다 상위의 문제이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공동체주의의 일환이라는 의미는 외적 보호의 성격에 해당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 즉, 문화적 약자인 소수 민족의 전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고유의 문화적 요소에 대한 주류 문화의 압력에 대한 방어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히잡 착용은 이슬람 문화의 고유성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자료 검색

‘히잡’으로 촉발된 ‘프랑스 문화전쟁’

박단, <프랑스의 문화전쟁-공화국과 이슬람> 박단은 프랑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의 이민 노동자 문제, 인종 차별 그리고 극우주의 정당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내 이슬람교도들의 종교문화와 프랑스 세속문화의 충돌〉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프랑스 사회사 : 1789~1970> 등을 공역했다.

1980년대 말 프랑스의 한 중학교에서 히잡을 쓴 여학생들이 퇴학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권과 톨레랑스의 나라, 공화국 정신의 요람으로 알려진 프랑스가 겨우 ‘천 조각’ 하나를 머리에 썼다고 국민의 기본권 가운데 하나인 학습권을 박탈한 것이다. <프랑스의 문화전쟁-공화국과 이슬람>은 이를 종교적·문화적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이민자 집단과 정교 분리 원칙을 내세워 이들을 프랑스인으로 동화하려는 프랑스 공화국 간에 벌어진 ‘문화전쟁’으로 규정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사회문제다. 저자는 타 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만이 이런 이민자 문제와 그에 따른 민족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고, 두 공동체의 공존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히잡(Hijab) 시리아·터키 등 아랍권의 여성들이 외출할 때 얼굴이나 가슴을 가리기 위해 머리에 쓰는 가리개(쓰개)를 뜻한다. 스카프나 두건과 비슷하며, 얼굴과 가슴까지 가리는 것과 얼굴을 드러내는 것 두 가지로 구분된다. 다른 이슬람권 여성들이 몸에 두르거나 입는 망토보다 쓰고 벗기가 쉽다. 이란 등지의 시아파 여성들이 입는 검은색 차도르(chaddor),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입는 검은색 아바야(abayah),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아라비아반도 일부와 베두인족(族) 일부 여성들이 입는 부르카(burqah) 등이 신체의 대부분을 가리는 것과 달리 머리와 가슴 일부만을 가린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두산백과사전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다문화주의는 여러 문화를 상호 존중한다는 이론이자 정책이고 또 이념이며 실천이다. 문화의 다양성(diversity)과 복수성(plurality)을 뜻하기도 한다. 다문화주의의 반대는 단문화주의 또는 단일문화주의로서, 근대 이전에는 대다수의 국가와 사회가 단일 문화였기 때문에 다문화주의와 같은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문화주의는 문화적 상호 존중과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자는 이념이다. 이 용어는 1960년대 후반, 캐나다와 호주 등과 같은 다민족, 다종교 국가에서 인종 간의 충돌을 완화하고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개념이다.

이들 다민족 국가에서는 주류와 비주류가 함께 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의 이질성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샐러드볼이나 모자이크와 같이 이질적인 인종과 문화가 함께 섞여 사는 것도 있고, 용광로처럼 중심의 주류 문화로 편입시키는 것도 있다.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을 정책화하고 이념화하여 다문화주의라는 개념을 만든 것이다. 다문화주의 이전 단계는 문화적 동화정책(assimilation)이다. 즉, 주류 또는 지배자들은 소수자와 비주류를 주류에 종속시키면서 자신들에게 동화시키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일제식민지 시기 창씨개명이나 일본어 사용과 같은 것이 동화정책이다. -김승환, 충북민예총 문화예술연구소장 cafe.daum.net/cultureart-cb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