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입시에는 ‘새식구’가 많다. ‘성적’으로만 뽑던 기왕의 전형과는 차별화한 기회균형선발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 전형 등이 그렇다. 자유로운 전공 선택과 파격적인 특전을 주는 자유전공학부 들도 수험생이 눈여겨볼 만하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전공자유+장학금+무료기숙사등 혜택 다양
첫 신입생 뽑는 27개대 운영방식은 불투명
첫 신입생 뽑는 27개대 운영방식은 불투명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수험생의 눈길을 끄는 새로운 학과가 있다. ‘자유전공학부’다. 얼마 전 서울대는 인문계, 자연계, 예체능계 학생이 한데 모여 정해진 전공 없이 다양한 학문을 만날 수 있도록 자유전공학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 신입생으로 수시와 정시를 합쳐 157명을 뽑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낸 <2009학년도 수시 2학기 모집요강 주요사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자유전공학부와 같은 이름으로 신입생을 뽑는 학교는 경희대·연세대·성균관대·성신여대·숭실대 등 모두 27개교다. 한양대는 자유전공학부와 같은 개념의 정책과학대학을 만들었다. 로스쿨 설립이 확정된 고려대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은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할지를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이다.
몇몇 대학들이 새로 만든 자유전공학부를 들여다보면 법학전문대학원이나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등의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데 최적의 조건들을 갖춰놨다. 경희대가 오래 신설한 자유전공학부에는 로스쿨과 의치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데 유리한 전공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경희대는 올해 수시와 정시를 합쳐 모두 187명을 자유전공학부로 뽑는다.
대학들이 자유전공학부에 어떤 학생들을 유치하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것은 신입생에게 주어지는 특전이다. 성균관대는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하는 학생이 2학년 이후 공직적격성평가(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 또는 사시 1차에 합격할 경우 등록금의 50%를 지원한다. 국가고시와 로스쿨 진학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한양대는 정책과학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에게 각종 고시반 입반 우선권을 주며 고시 관련 특강 등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 4년 장학금과 기숙사비 무료 등의 특전은 기본이다.
대학들은 이런 파격적인 특전을 주는 만큼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성적대가 높을 것이라고 점친다.
성균관대 입학처 관계자는 “법학과가 없어지면 높은 점수대 학생들이 경영학부로 갈 수도 있지만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하면 나중에 경영학과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선택의 폭이 넓은 자유전공학부의 점수대가 더 높지 않겠느냐”고 했다.
실제로 성균관대는 자유전공학부의 지원 자격이 다른 학과에 견줘 높은 편이다. 수시 2학기 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가운데 두 영역 이상 1등급이다. 연세대 자유전공학부는 다른 인문계열 학과와 동일한 세 영역 2등급 이상이다. 경희대, 한양대 등은 자유전공학부와 다른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똑같다.
따라서 자유전공학부를 고려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학부를 만든 취지를 입시요강을 통해 파악한 뒤에 자기 성적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중상위권 대학이 앞다퉈 만들고 있는 자유전공학부는 사실상 법학과로 진학할 인원들을 모으겠다는 복안이므로 합격권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목적은 뚜렷할지 몰라도 운영 방식 등은 불투명한 게 많아 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따라서 자유전공학부를 고려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학부를 만든 취지를 입시요강을 통해 파악한 뒤에 자기 성적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중상위권 대학이 앞다퉈 만들고 있는 자유전공학부는 사실상 법학과로 진학할 인원들을 모으겠다는 복안이므로 합격권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목적은 뚜렷할지 몰라도 운영 방식 등은 불투명한 게 많아 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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